2025년 12월 05일(금)

파바로티 동상, 아이스링크 강제 감금?... 유족 "기린다며 조롱" 분노

이탈리아 페사로시에서 겨울철 아이스링크 설치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세계적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기념 동상이 아이스링크 공사로 인해 우스꽝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고인의 유족이 강한 불쾌감을 표명했습니다.


지난 3일(현지 시간)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동부 페사로시는 도시 중앙 광장에 겨울철 아이스링크를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문제는 이 광장에 2007년 세상을 떠난 파바로티의 실물 크기 기념 동상이 세워져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X(Twitter)


아이스링크 설치 공사가 진행되면서 파바로티 동상은 사실상 링크 안에 갇힌 형태가 되었습니다.


이 동상은 지난해 4월 파바로티를 기리기 위해 건립된 것으로, 고인이 사망 전까지 이 도시에 별장을 두고 가족과 함께 여름을 보낸 인연을 기념하는 의미였습니다.


페사로시의 안드레아 비안카니 시장은 공사 현장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게시하며 아이스링크를 찾는 방문객들이 동상과 '하이 파이브'를 할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시장은 또한 파바로티 동상이 하키 스틱을 들고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의 합성 사진까지 소셜미디어에 올렸습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파바로티의 부인 니콜레타 만토바니는 이탈리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진을 봤는데, 시 당국이 이런 결정을 한 건 형편없고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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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토바니는 "한쪽에선 그를 기린다면서 다른 쪽에선 그를 조롱하고 있다. 이는 옳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어 "존중의 결여일 뿐만 아니라 상식의 결여이기도 하다"며 동상 주변에 아이스링크를 설치한 것이 위험하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만토바니는 "정말 그곳에 아이스링크를 만들고 싶었다면 동상을 옮기거나 다른 곳에 스케이트장을 만들었어야 한다"면서 "이런 어정쩡한 절충은 루치아노를 우스꽝스럽게 할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