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스마트폰 사용 제한을 둘러싼 모녀 갈등이 극단적인 비극으로 이어져 지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13세 소녀가 어머니의 스마트폰 압수에 분노해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최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건 당일 40대 중반의 여성 체글리아코바는 늦은 시간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딸 A양(13세)에게서 기기를 빼앗았습니다. 체글리아코바는 A양에게 일정 기간 소셜미디어 사용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모녀 사이에 다툼이 벌어졌고, 갈등은 짧은 시간 내에 급속도로 악화됐습니다. 수사 당국은 A양이 주방에서 흉기를 들고 나와 어머니의 목 부위를 수차례 찔렀다고 발표했습니다.
범행 후 A양은 외부 침입자의 소행으로 위장하려는 시도를 했습니다. A양은 자신의 손에 상처를 내고 집 안 물건에 불을 질러 현장을 훼손하려 했으나, 이웃 주민의 신고로 화재가 신속히 진압되면서 주요 증거들이 보존됐습니다.
병원으로 이송된 A양은 처음에 "정체불명의 괴한이 집에 침입해 어머니를 공격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수사관들이 진술의 모순점을 지적하며 추궁하자 결국 범행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A양의 온라인 콘텐츠 노출 실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수사 당국은 A양이 평소 온라인 게임과 SNS에서 접한 폭력적 콘텐츠를 현실에서 모방하려는 경향을 보였다는 주변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 이전에도 잔혹한 게임 장면을 따라 하는 행동을 보인 적이 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A양은 조사에서 어머니가 외출과 친구 만남을 과도하게 제한해 지속적인 갈등이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러시아 연방 수사위원회는 이 사건을 살인 혐의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양은 러시아의 형사책임 최저 연령인 14세에 미달해 형사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A양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와 심리 검사를 받고 있으며, 조사 완료 후 보호시설로 이송될 예정입니다.
지역 주민들은 "과도한 온라인 환경 노출과 부모-자녀 간 갈등이 결합된 극단적 사례"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수사기관은 A양의 정확한 범행 동기와 가정 내 갈등 양상, 온라인 콘텐츠 노출 수준 등을 파악하기 위해 추가 감정과 전문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