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북부 타이포 지역의 32층 아파트단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참사로 인한 사망자가 29일 기준 최소 128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홍콩 당국이 이날부터 사흘간 공식 애도 기간을 선포했습니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웡 푹 코트' 아파트단지 7개 동에서 43시간 동안 지속된 이번 화재 사고와 관련해 홍콩 당국이 이같이 발표했다고 전했습니다.
애도 기간 동안 홍콩 전역의 관공서에는 중국 오성홍기와 홍콩 깃발이 조기로 게양되며, 정부가 주최하거나 후원하는 각종 공연과 기념행사들은 연기되거나 취소됩니다.
홍콩의 고위 당국자들은 현지시간 오전 8시부터 3분간 화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을 진행했으며, 시민들을 위한 조문소가 도시 곳곳에 설치되고 조문록이 비치되었다고 보도되었습니다.
홍콩 당국은 시민들에게 단결을 당부하는 한편, 온라인상에서 유포되는 유언비어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28일(현지 시각) 오후 8시 15분 기준으로 당국이 발표한 사망자 수는 소방관 1명을 포함해 128명이며, 부상자는 79명, 실종자는 약 200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수색 작업이 계속 진행됨에 따라 실종자 중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이번 화재는 1948년 창고 화재로 176명이 사망한 이후 77년 만에 홍콩에서 발생한 최대 규모의 인명 피해 사고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길이 단 몇 분 만에 급속도로 번진 이유와 화재경보가 작동하지 않은 원인, 그리고 공사 과정에서의 문제점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당국은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와 함께 공사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화재가 삽시간에 확산된 주요 원인으로는 건물 창문과 문을 둘러싼 가연성이 높은 스티로폼 패널이 지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