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 간 외교 관계가 악화되면서 중국 관광객들의 여행 패턴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존에 일본을 선호했던 중국 여행객들이 러시아로 목적지를 바꾸는 현상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6일(현지시간)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내 여러 여행사들이 러시아행 항공권과 호텔 예약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대폭 증가했다고 연이어 보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여행 마케팅 업체 China Trading Desk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주 동안 12월 러시아 호텔 예약이 전년 대비 50%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수브라마니아 바트 CEO는 "홋카이도로 향하려던 스키, 온천 여행객들이 러시아의 겨울 리조트로 관심을 옮기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바트 CEO는 "겨울 풍경 감상과 야외 활동을 목적으로 홋카이도 여행을 준비했던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는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극동·북극권 등지의 겨울 관광 상품이 기후와 활동 구성 면에서 유사해 대안으로 선택되기 용이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대형 여행 플랫폼 플리기의 데이터도 이같은 추세를 뒷받침합니다. 플리기에 따르면 지난 두 달 동안 러시아행 항공권 예약이 작년 동기 대비 거의 두 배 수준으로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러시아 여행 급증 현상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베이징과 도쿄 간 외교적 갈등이 급격히 고조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실제로 18일 SCMP 보도에 따르면 일부 기간 동안 일본행 항공권 약 49만 건이 한꺼번에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4일 자국민에게 안전 우려를 이유로 일본 방문 자제를 공식 권고했습니다.
이 조치 이후 수십만 명의 중국 여행객이 연쇄적으로 일본행 항공권을 취소했으며, 주요 항공사들도 12개 일본 노선의 운항을 감축하거나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