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보석 털린 루브르, '비EU 관광객' 입장료만 45% 인상... 초강수

프랑스 파리의 세계적인 문화유산 루브르 박물관이 내년부터 비유럽연합(EU) 국적 관람객에 대해 입장료를 대폭 인상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달 발생한 대규모 보석 절도 사건으로 보안 시스템의 취약점이 노출된 가운데 나온 조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루브르 박물관 / Pixabay


지난 27일(현지 시간) AFP 통신은 루브르 박물관이 내년 1월 14일부터 비EU 국적자의 입장료를 기존 22유로(3만7000원)에서 32유로(약 5만3000원)로 45% 인상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반면 EU 지역 방문객들의 입장료는 기존과 동일한 22유로로 유지됩니다.


루브르 박물관의 이번 입장료 인상은 지난해 1월 모든 관람객 대상으로 입장료를 17유로에서 22유로로 올린 지 불과 1년여 만에 단행되는 것입니다. 박물관 측은 비EU 외국인 입장료 인상을 통해 연간 최대 2000만 유로(약 340억원)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습니다.


박물관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방문객은 870만명을 기록했으며, 이 중 69%가 외국인이었습니다.


국적별로는 미국인이 가장 많았고, 영국인, 중국인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번 입장료 차등 적용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프랑스 민주노동총연맹은 모든 국적에 균일하게 적용되던 입장료 정책을 폐지할 경우 '차별'로 인식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엑스(X) 캡처


루브르 박물관의 입장료 인상 조처는 지난달 발생한 보석 도난 사건 여파로 보입니다.


지난달 4일 4인조 절도범이 루브르 박물관을 습격해 단 7분 만에 8점의 보석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루브르 박물관의 허술한 보안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박물관 내 왕실 보석 전시관인 아폴론 갤러리에서 8800만 유로(약 1500억원) 상당의 보석이 도난당하면서 방범 카메라를 비롯한 보안 설비의 부족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한편, 최근 프랑스 경찰은 루브르 박물관 보석 도난 사건과 관련해 용의자 4명을 추가로 체포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범인들이 도주 과정에서 떨어뜨린 외제니 황후의 에메랄드 왕관은 손상된 상태로 회수되었으나, 나머지 보물들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