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한 40대 남성이 소개팅 당일 번개 결혼을 한 뒤 한 달 만에 5000만 원 상당의 전 재산을 잃는 사건이 발생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남부 후난성 헝양 출신 황중청 씨가 지난 8월 21일 오전 소개팅을 통해 만난 여성과 4시간 만에 혼인 신고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황 씨는 후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소개팅 장소로 가는 길에 갑자기 8명의 중매업자가 나타났다. 우리 마을 사람을 포함해서 총 9명이 같은 여성을 추천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9명의 중매업자가 동시에 미용실에서 일하는 한 여성을 그에게 소개한 것입니다.
황 씨는 "그녀는 모든 것을 당일에 마무리해야 한다고 고집했다. 그래서 오후 5시쯤 혼인 신고를 하러 갔다"며 "모든 게 너무 빨리 진행됐다. 저는 하루 종일 멍했다"고 회상했습니다. 두 사람이 직접 만나 불과 4시간 후에 혼인 신고를 마친 것입니다.
황 씨는 "그날 밤은 호텔에서 묵었는데 그때가 우리가 친밀한 시간을 보낸 유일한 시간이었다. 그 후로는 제가 그녀를 안아주려고 해도 그녀가 저를 밀어냈다"고 털어놨습니다.
문제는 결혼 직후부터 시작됐습니다.
황 씨는 함께 지낸 지 겨우 이틀밖에 되지 않았을 때부터 그녀가 광둥성으로 가서 돈을 벌라고 재촉했고, 여러 가지 구실로 재정 지원을 요청하며 돈을 빌려야 한다고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황 씨는 "보통은 제가 연락해도 답장을 안 했지만 연락이 올 때마다 항상 돈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밝혔습니다. 그녀는 칠석절(중국의 밸런타인데이) 자금을 요청하기도 했고, 9월 6일에는 컴퓨터를 사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위챗 채팅 기록에 따르면 황 씨는 그녀에게 중국어로 '영원'을 상징하는 숫자인 1314위안(약 27만 2000원)이 든 빨간 봉투를 보냈습니다.
그녀는 돈을 받고 "고마워요. 남편"이라고 답했습니다. 황 씨는 이후 컴퓨터 구매를 위해 2300위안(약 47만 6000원)을 추가로 송금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황 씨가 가진 24만 위안(약 5000만 원)이 넘는 저축액이 결혼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모두 바닥났습니다.
황 씨는 "그녀는 24만 위안을 혼자 다 썼다. 8월 21일 소개팅으로 만났는데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9월 8일에 이미 다 써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이 사건은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네티즌들은 "충동적으로 결혼하는 사람들을 정말 존경한다. 정말 대담하다. 상대방이 어디 사는지도 모를 텐데 혼인 신고를 하고 돈을 내놓다니"라며 황 씨의 성급한 판단을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그는 소송을 제기해야 하고 중매업자 9명도 기소해야 한다. 이건 사실상 공동 사기다"라고 지적하며 법적 대응의 필요성을 제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