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개입 발언으로 촉발된 중일 외교 갈등이 일본 관광산업에 직접적인 경제적 타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일본 여행 자제 권고 이후 일본 전역의 관광업계에서 중국인 관광객 예약 취소 사태가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25일 테레비 아사히 등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의 주요 관광 명소들에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예년 대비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풍 절정기를 맞은 후쿠시마현 이모리야마산부터 후지산 배경 인증샷으로 유명한 야마나시현 후지카와구치코 마을까지, 대표적인 관광지 전반에서 중국 관광객 감소 현상이 확인되었습니다.
야마나시현의 노보리자카 호텔 관계자는 "예년과 비교해 취소 건수가 확실히 증가했으며, 체감상 1.6~1.7배 수준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호텔은 "30명 규모 단체가 2박 일정으로 예약했던 건이 통째로 취소되면서 60박 분이 하루 만에 사라졌다"며 구체적인 피해 사례를 전했습니다.
중국인 고객 비중이 약 10%에 불과한 이 호텔조차 이 같은 영향을 실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숙박업소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후지산과 교토 사이에 위치한 가마고리시 가마고리 호텔은 이달 중순 중국 측 여행 자제 요청 이후 단기간에 2000명 이상의 예약 취소가 발생해 약 2000만엔(약 1억 87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가마고리 호텔 전무는 "예약 취소 사유 대부분이 '정치적 이유'라고 통보받았다"며 "비수기에도 객실 점유율 60%를 유지했던 곳인데, 성수기임에도 여행 자제령으로 인해 단체 관광버스 주차장이 완전히 비어있는 상태"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숙박업계는 취소 수수료 미지급으로 인한 이중 피해까지 겪고 있습니다. 가마고리 호텔 전무는 "일반적으로 취소 결정 측이 취소 수수료를 부담하는데, 국가적 사유를 들어 취소 수수료 면제를 요구하고 있다"며 "1000명분의 취소 수수료를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2000만엔 정도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지조차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일본 현지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일시적 현상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존재합니다.
후지산 인근 가와구치호의 일본 과자점 점주는 "중국 고객이 이전보다 줄어든 것을 느끼고 있다"면서도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있고, 춘절(중국 설) 시기에는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2012년 센카쿠 제도 영토 분쟁으로 중국 활동가가 일본 경찰에 체포되면서 중일 관계가 악화된 사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노무라종합연구소 금융IT이노베이션사업본부 키우치 타카히데 이그제큐티브 이코노미스트는 "2012년 당시 반일 여파는 약 1년간 지속되었다"며 "중국 여행객이 25% 정도 감소하면서 일본 경제 손실이 1조 7900억엔(약 16조 79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이번에도 상당한 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