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외손녀가 희귀 혈액암 진단을 받으며 케네디 가문에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습니다.
22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케네디 전 대통령의 외손녀 타티아나 슐로스버그(35)가 미국 시사 주간지 '더 뉴요커'에 기고한 수필을 통해 자신의 투병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슐로스버그는 지난해 희귀한 돌연변이를 동반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환경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슘로스버그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 캐럴라인 케네디 슐로스버그의 삼 남매 중 둘째입니다.
그는 작년 5월 둘째 아이를 출산한 직후 암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CNN은 이러한 유전적 이상이 AML 사례의 2% 미만에서만 발견되는 매우 희귀한 경우라고 전했습니다.
의료진은 슐로스버그에게 "정상적인 백혈구 수치는 마이크로리터당 약 4000~1만1000세포인데 당신의 수치는 마이크로리터당 13만1000세포"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그는 특정 혈액암에 대한 면역 요법 임상 시험에 참여하고 화학 요법과 골수 치료를 받으며 힘든 투병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주치의로부터 "앞으로 1년 더 살 수 있을지 모른다"는 충격적인 예후를 전해 들었습니다. 슐로스버그는 수필에서 "부모님과 형제자매는 내 아이들을 돌보며 거의 매일 병실에 함께 있어줬다"면서도 "그런데도 나는 매일 그들이 고통받는 것을 느낀다"고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그는 또한 "케네디가의 비극적 역사에 새로운 한 장을 추가하게 돼 유감스러운 마음"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케네디 가문은 미국의 대표적인 정치 명문가임에도 불구하고 연이은 비극으로 인해 '케네디가의 저주'라는 표현까지 생겨났습니다.
1963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이후, 5년 후인 1968년에는 그의 동생이자 법무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F. 케네디도 총격으로 사망했습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아들 케네디 주니어 역시 1999년 경비행기 추락 사고로 부인과 함께 목숨을 잃었습니다. 한편, 타티아나의 남동생 잭 슐로스버그는 지난달 연방 하원의원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정치 무대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케네디 전 대통령 직계 손자녀가 선출직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잭 슐로스버그는 인스타그램 영상에서 "지금 나라는 전방위 위기가 일어나고 있고 전환점에 서 있다"며 "위험한 한 사람이 시민의 권리를 박탈하고 비판자들의 목소리를 짓누르고 있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