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목에 뻐근함 느끼고 '지압' 받았다가 '뇌졸증' 겪게 된 여성

미국에서 암벽등반 중 낙상 사고를 당한 30대 여성이 목 지압 치료를 받다가 척추동맥 박리로 인한 뇌졸중을 겪는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의료진은 초기 낙상으로 인한 혈관 손상과 후속 지압 시술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더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주리주 글래드스턴에 거주하는 헤일리 쇼헨(당시 30세)은 2019년 1월 실내 암벽등반장에서 약 4.6m 높이에서 점프한 후 이상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더 썬


착지 후 그는 "신경이 꼬이는 듯한 목 통증"을 호소했으며, 수일 후에는 직장 동료가 그의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다고 지적할 정도였습니다.


발가락 감각 둔화 증상까지 나타나자 쇼헨은 병원을 방문했지만, 당시 의료진은 근육이완제와 스테로이드만 처방했습니다.


약물 치료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자 그는 지압 클리닉에서 총 3회에 걸쳐 목 지압 시술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마지막 지압 시술에서 발생했습니다.


쇼헨은 "시술 직후 목뒤에 뜨겁고 따끔거리는 강한 압박감을 느꼈다"며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의 통증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후 지인과의 식사 중 기억 혼란, 언어 구사 장애, 감정 조절 불가 등 신경학적 이상 징후들이 연이어 나타났습니다.


감각 저하와 거리 감각 상실 증상까지 겹치면서 재차 병원을 찾은 그는 양측성 척추동맥 박리 진단을 받았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담당 의료진은 "이미 네 차례의 뇌졸중이 발생했고 입원 후에도 추가 증상이 있었다"며 "암벽 낙상 충격으로 한쪽 동맥이 손상된 상태에서 목 지압을 받아 반대쪽 동맥까지 손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척추동맥 박리는 목 뒤쪽을 통과하는 두 개의 척추동맥 중 하나에서 혈관 벽 내층이 찢어지는 질환입니다.


찢어진 틈으로 혈액이 유입되면 혈류 차단이나 혈관의 비정상적 팽창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허혈성 또는 출혈성 뇌졸중으로 진행될 수 있어 응급 질환으로 분류됩니다.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1명 수준으로 드물지만, 젊은 층 뇌졸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아담 테일러 영국 랭커스터대 교수는 "재채기나 기침, 코 풀기 등 목에 갑작스러운 충격을 주는 일상적인 동작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격렬한 재채기로 목이 순간적으로 젖혀지거나 비틀리면 혈관 벽에 무리가 가해져 손상될 수 있으며, 기저 질환으로 혈관 벽이 약하거나 해부학적 취약성이 있는 경우 위험도는 더욱 증가합니다.


경추를 과도하게 꺾거나 늘리는 척추 지압 시술 역시 척추동맥 박리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전문가들은 시술 후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목 통증, 어지럼증, 시야 흐림, 안면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