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이 촉발한 중일 외교 갈등이 문화 콘텐츠 영역까지 확산되면서 중국 내 일본 영화 상영 중단 조치가 공식 발표되었습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중국 관영 매체 중국중앙TV(CCTV)는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초화려! 작열하는 떡잎마을 댄서즈'와 '일하는 세포' 등 수입 일본 영화의 상영이 중단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CCTV는 "영화 수입사와 배급사에 확인한바, 이번 조정은 일본 수입 영화의 종합적 시장 성과와 중국 관객 정서를 평가해 내린 신중한 결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조치로 인해 오는 22일 중국 개봉을 앞두고 있던 일본 영화 '일하는 세포들'과 다음 달 6일 개봉 예정이었던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작열하는 떡잎마을 댄서즈'는 모두 개봉이 무기한 연기되었습니다.
다만 지난 14일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중국 당국의 관련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상영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귀멸의 칼날' 역시 양국 갈등 심화의 여파로 개봉 5일차 예상 박스오피스 매출이 2,000만 위안(한화 약 41억 원)으로 급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러한 문화 콘텐츠 제재 조치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지난 7일 발표한 '대만 개입' 시사 발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당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밝히며 대만이 공격받을 경우 일본의 군사 개입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으로 중국 국민의 반일 정서가 급격히 악화된 가운데, 중국 외교부는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과 관련해 노골적인 도발 발언을 했다. 일본이 대만해협에 무력으로 개입할 경우 중국은 정면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신의 발언을 철회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에 격분한 중국은 연일 고강도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 자제를 권고한 데 이어 엔터테인먼트 사업까지 압박을 공식화하면서 두 나라 간의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