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베이비붐 세대와 MZ세대 간 자산 격차가 역사상 최대 수준으로 벌어지면서, MZ세대가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는 전미경제연구소 보고서를 토대로 1983년부터 2022년까지 40년간의 세대별 자산 변화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1946년~1964년생)는 이 기간 동안 자산이 급격히 증가한 반면, X세대(1965년~1980년생)와 밀레니얼 세대(1981년~1996년생)의 자산은 상대적으로 정체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보유한 자산 규모는 85조4000억달러(약 12경5000조원)에 달합니다. 이는 X세대 자산의 2배, 밀레니얼 세대 자산의 4배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베이비붐 세대는 역사상 가장 부유한 세대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산 불평등의 핵심 요인은 부동산 가격 상승입니다.
올해 2분기 미국 전국 주택 중간 가격은 41만달러(약 6억원)를 기록했습니다. 1976년 주택 중간 가격 4만2800달러(약 6200만원)를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24만2000달러(약 3억5000만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오른 것입니다.
주택 가격 급등으로 인해 생애 첫 주택 구매 연령도 대폭 늦어졌습니다. 미국 부동산협회 자료에 따르면 현재 생애 첫 주택 구매 평균 연령은 40세로 역대 최고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평균 20대 후반에 첫 주택을 구매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이상 늦어진 상황입니다.
동일 연령대 기준으로 MZ세대의 주택 소유율이 낮아지면서 부의 축적 속도도 함께 둔화되었습니다.
베이비붐 세대는 대공황 이후 경제 회복기의 수혜를 받으며 소득과 저축을 크게 늘릴 수 있었습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학비와 의료비 혜택을 누렸으며, 확정급여형 연금 제도의 혜택도 받았습니다.
미국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퇴직 계좌와 금융자산을 통해 미국 기업 주식과 뮤추얼펀드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반면 젊은 세대는 2000년대 이후 실질 임금 증가율이 미미한 상황에서 학자금 대출과 육아 비용 급증으로 저축과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가 30세에 보유한 부채 규모는 베이비붐 세대가 30세였을 때의 2배 수준으로 추정됩니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1997년~2012년생)는 투자 성향에서도 기성 세대보다 위험 회피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제러미 네이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베이비붐 세대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엄청난 경제 호황을 경험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후 세대들은 닷컴 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 코로나19 등을 겪으며 부 축적이 어려워졌습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네이 교수는 "1940년대에는 부모보다 부유해질 확률이 90%였지만, 현재 태어나는 아기들에게는 그 확률이 복불복 수준에 불과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