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수출 수산물인 김이 세계 표준 규격을 갖게 될 전망입니다. 검은 반도체로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김 제품에 대한 국제 통일 기준 마련 작업이 본격 시작됩니다.
17일 해양수산부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각) 개최된 제48차 국제식품규격위원회(코덱스) 총회에서 한국이 제안한 '김 제품의 세계 규격 전환을 위한 신규 작업 승인 요청' 안건이 통과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코덱스는 식품 분야 유일의 국제 규격 기구로, 이번 승인으로 김의 품질·위생·표시·시험법 등에 관한 글로벌 통일 기준이 수립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국제 표준화는 국제 무역 분쟁 발생 시 해결 근거로 활용되며, 수입국별 개별 요구사항 대응 부담을 줄여 김 수출업체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세계 규격 전환 대상은 마른김, 구운김, 조미김 등 3개 품목입니다.
현재 이들 제품은 아시아 지역 규격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주원료인 원초뿐만 아니라 파래, 감태, 매생이 등 다양한 해조류를 활용하는 한국 김의 독특한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지역 규격에서 세계 규격으로의 전환은 기존 기준을 토대로 진행되지만, 신규 작업 과정에서 규격 내용과 기준의 수정이 가능합니다.
한국 수산물의 세계 규격화 선례로는 인삼 제품과 고추장이 있습니다.
인삼 제품은 2009년 지역 규격 채택 후 2010년 세계 규격 전환 작업을 시작해 2015년 완료됐으며, 고추장은 2009년 지역 규격 채택 이후 2017년 전환 작업을 추진해 2020년 세계 규격으로 제정됐습니다.
해양수산부는 국제 김 소비와 교역 확산 추세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2010년 김 제품 규격화를 최초 제안했으며, 2017년 아시아 지역 규격 채택이라는 중요한 성과를 달성한 바 있습니다.
박승준 해양수산부 어촌양식정책관은 "김 제품의 세계 규격 전환 작업 완료 시 수산물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주도하여 제정하는 최초의 세계 규격이 될 것"이라며 "김의 세계 규격 전환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한국식품연구원 등 전문기관과 협력해 김 외에 우수한 우리 수산물의 추가 규격 제정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