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현지 시간) 레오 14세 교황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가난한 이들의 희년' 미사를 통해 세계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교황은 이날 미사에서 "정의 없이 평화는 있을 수 없다"며 각국 지도자들에게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전 세계 순례자들이 참여하는 희년 기간 중 특별한 의미를 갖는 행사로, 레오 14세 교황이 제정한 '세계 가난한 이의 날'과 같은 날 거행되어 더욱 주목받았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미사 중 현재 세계가 직면한 사회적 불평등과 빈곤 문제에 대해 날카로운 지적을 내놓았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이민, 그리고 가난한 이들의 눈물은 (정의 없이 평화는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킨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교황은 "모든 이를 포용하지 못하는 복지와 진보라는 신화가 수많은 개인을 망각한 채 그들을 운명 속에 내버려 둔다"고 현대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교황은 물질적 빈곤을 넘어서는 문제에도 주목했습니다. 그는 빈곤이 고립으로 이어지는 "수많은 도덕적·영적 빈곤 상태"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현대 사회가 직면한 다층적인 빈곤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시켰습니다.
교회의 역할에 대해서도 성찰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교황은 교회가 "여전히 낡고 새로운 형태의 빈곤에 깊이 상처받아 있다"며 신자들에게 "타인에게 더욱 귀 기울이고, 가난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라"고 당부했습니다.
특히 교황은 국가 원수와 각국 지도자들을 향해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그는 이들에게 "가장 가난한 이들의 절규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력히 요청하며, 정치 지도자들의 책임감 있는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미사 후에는 실천적인 연대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교황은 바오로 6세 홀에서 노숙자, 취약계층, 장애인, 난민 등 1,300여명과 라자냐와 커틀릿으로 구성된 점심을 함께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약 50명의 트랜스젠더 여성도 초청되어 교황의 포용적 리더십을 보여주었습니다.
즉위 6개월째를 맞은 레오 14세는 사회정의를 자신의 핵심 과제로 삼고 있어 이번 메시지가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날 로마 전역에서는 가난한 이들을 돕는 다양한 행사가 열려 교황의 메시지에 화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