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출신 암호화폐 백만장자 부부가 아랍에미리트에서 실종된 지 한 달 만에 두바이 사막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현지 수사당국은 전직 우크라이나 참전 용병을 포함한 여러 용의자들을 살인 혐의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아랍에미리트에서 행방불명됐던 러시아 국적의 로만 노박(Roman Novak)과 그의 부인 안나 로박(Anna Novak)의 시신이 두바이 인근 사막 지역에서 훼손된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부부는 약 한 달 전 투자 제안을 받고 두바이의 산악 휴양지인 하타 지역으로 향했다가 실종됐습니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은 하타 산악 리조트 근처 호수에서 투자자와의 만남을 위해 차량을 운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러시아 사건조사위원회의 스베틀라나 페트렌코는 "노박이 지인들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는 '오만 국경의 산 속에 갇혀 있으며 15만 2,000파운드(한화 약 3억 원)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부부가 납치된 후 거액의 몸값을 요구받았으나 실제로는 지불되지 않았으며, 결국 살해되어 사막에 매장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사위원회는 "수사 결과 살인범들이 부부를 납치하는데 도움을 준 공범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까지 파악된 주요 용의자는 전직 살인사건 수사관이자 마약 밀수업자인 콘스탄틴 샤흐트(53세), 우크라이나전 참전 경력의 유리 샤리포프(46세), 블라디미르 달레킨(45세) 등입니다.
수사당국은 지금까지 7명을 러시아 현지에서 체포했으며, 1명은 UAE 경찰이 추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당국은 이들이 부부의 재산을 노리고 사전에 계획된 납치를 실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편 피해자인 로만과 안나 부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화려한 생활상을 공개해왔습니다.
고급 자동차와 개인 제트기 사진을 게시했으며, 텔레그램 창립자이자 억만장자인 파벨 두로프를 포함한 유명 인사들과의 교류 모습도 공유했습니다.
로만 노박은 2020년 암호화폐 투자 사기 혐의로 징역 6년을 선고받았으나 2023년 조기 출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출소 후 UAE로 이주한 그는 새로운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도 '핀토피오' 자금 유용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