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룽미술관에서 자원봉사자가 전시 중인 현대미술 작품을 일반 거울로 착각해 화장지로 닦아내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6일 대만 중앙통신사(CNA)와 타이완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대만 지룽시 지룽미술관에서 현대미술 특별전이 진행되던 중 지룽시 문화관광국 소속 자원봉사자가 전시장을 순찰하다가 예상치 못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이 자원봉사자는 대만 예술가 천쑹즈(陳松志)의 설치 작품 '먼지 묻은 거울'을 발견하고 거울 표면의 먼지와 얼룩을 더러워진 것으로 착각했습니다.
전시품을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화장지를 꺼내 거울을 닦아냈지만, 이는 치명적인 실수였습니다.
해당 작품은 건축 자재와 가정용품을 활용해 제작된 설치미술로, 먼지가 덮인 거울이 나무판 위에 올려져 있는 형태입니다.
거울에 있는 먼지와 얼룩은 작가가 의도적으로 만든 것으로, 시간과 공간의 변화 속에서 인간의 지속과 변화를 상징하며 중산층의 문화적 의식을 반영한다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미술관 직원들이 자원봉사자를 즉시 제지했지만 이미 작품은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문화관광국은 곧바로 미술관 전시 기획팀과 작가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향후 조치에 대한 긴급 논의에 들어갔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작품을 원래 상태로 복원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작가가 오랜 시간에 걸쳐 의도적으로 형성한 먼지와 얼룩의 패턴을 다시 재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건을 두고 일부 미술 비평가들은 독특한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실수로 닦은 것 역시 작품의 일부이므로 그대로 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예술 작품의 우연성과 변화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안했습니다.
문화관광국 관계자는 "작가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해도 그의 창작 활동에 가해진 피해를 완전히 보상할 수 없다는 점을 깊이 인지하고 있다"며 작가와 후속 처리 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