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독도 영유권에 대해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지난 10일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시네마현이 주관한 '다케시마의 날' 행사와 관련된 질의응답 과정에서 이 같이 주장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볼 때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하는 기본적인 입장에 입각해 대응해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정부 대표로 각료급 인사를 파견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정부 대표에 대해서는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2013년부터 13년 연속으로 차관급인 정무관을 이 행사에 파견해왔습니다.
흥미롭게도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9월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본래 대신(장관)이 다케시마의 날에 당당히 나가면 좋지 않은가"라며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던 것과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일 정상회담에서의 영유권 주장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상회담에서는 일한 관계 전반에 대해 솔직한 의견 교환을 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외교상 오간 얘기이므로 (답변을) 삼가겠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강경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역사 인식과 야스쿠니신사 참배, 독도 문제 등에서 매파적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그는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의 담화에 대해 "멋대로 대표해서 사과하면 곤란하다"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02년 잡지 기고에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시기를 두고 "당당히 (종전일인) 8월 15일에 참배해야 한다"라고 요구했으며 2022년 극우단체 주관 심포지엄에서는 야스쿠니 참배에 대한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겨냥해 "어정쩡하게 하니까 상대가 기어오르는 것"이라며 한국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2006년 자신의 홈페이지에 독도 문제 관련 글을 게재하며, 일본 정부가 말로만 항의할 것이 아니라 독도에 시설물을 설치하고 현지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 공군기가 지난달 28일 독도 인근에서 통상 훈련을 진행한 것을 문제 삼아 한국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급유 지원을 거절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30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일 정상회담 직전에 급유 지원 계획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자 아베'라 불리며 총리 선출 직전까지 우익적 성향을 과시해온 다카이치 총리가 독도 현안에 관한 매파적 입장을 재강조함에 따라, 향후 한일 국방·외교 교류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