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령 테네리페섬의 기술 및 신재생에너지 연구소(ITER)가 13년 전 연구 목적으로 구매한 비트코인이 천 배 가까운 수익을 기록하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6일(현지시간) 비인크립토 보도에 따르면, ITER는 2012년 1만 달러(당시 약 1300만원)에 매입한 비트코인 97개의 매각 절차를 최종 단계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연구용으로 구매했던 이 비트코인의 현재 가치는 1000만 달러(약 146억원) 이상으로 평가되어 연구소에 예기치 못한 거대한 수익을 안겨주었습니다.
연구소 관계자들은 이 비트코인이 투자가 아닌 순수한 블록체인 기술 연구를 위해 매입된 것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자, 이사회는 이 디지털 자산을 현금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되었습니다.
매각 과정은 스페인 금융 당국의 철저한 감독 하에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후안 호세 마르티네스 테네리페 혁신 담당 위원관은 "청산 과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스페인 중앙은행과 국가증권시장위원회(CNMV)의 승인을 받은 금융기관을 통해 거래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르티네스 위원관은 일반적인 소매 거래소가 아닌 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매각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유럽 내 은행들이 비트코인 거래에 대해 조심스러운 접근을 보이고 있어 절차가 일부 지연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연구소 측은 이번 매각으로 발생한 수익금을 전액 과학 혁신 분야 재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마르티네스 위원관은 "수익금은 ITER의 미래 연구 프로그램, 특히 양자 기술 개발 지원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매각이 특별한 관심을 받는 이유는 스페인 정부가 가상자산 분야에 대한 규제 감시를 크게 강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스페인은 최근 유럽연합(EU)의 가상자산 시장 규제(MiCA) 프레임워크에 따라 엄격한 세금 신고 및 공시 의무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당국은 올해 초 유로폴과의 협력을 통해 5억 4000만달러(약 7872억 6600만원) 규모의 암호화폐 사기 조직을 검거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