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멍청아" SNS 홍보 안 한 미스 멕시코 저격한 관계자... 미스 유니버스 참가자들 '집단 퇴장' (영상)

태국 방콕에서 열리고 있는 미스 유니버스 대회 예비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집단으로 퇴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대회 조직위원회 고위 관계자의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 때문이었습니다.


집단 퇴장으로 항의하는 2025 미스 유니버스 참가자들 / X(Twitter)


지난 4일(현지시간) 방콕에서 진행된 미스 유니버스 예비 행사에서 나와트 이차라그리실 미스 유니버스 태국 담당 이사가 미스 멕시코 대표 파티마 보쉬를 공개적으로 질책하면서 논란이 시작됐습니다.


나와트 이사는 보쉬가 조직위원회가 참가자들에게 요청한 대회 홍보용 SNS 게시물을 올리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보쉬는 멕시코 담당자와 상의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나와트 이사는 이를 협조 거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만약 당신이 멕시코 책임자의 말을 따르겠다면 당신은 멍청이"라고 말하며 보쉬를 공개적으로 모독했습니다. 보쉬가 반박하려 하자 나와트 이사는 "내 얘기 안 끝났다. 들어라"며 언성을 높였습니다.



이에 보쉬는 "나는 목소리가 있다. 당신은 나를 여성으로서 존중하고 있지 않다"고 맞섰습니다. 상황이 악화되자 나와트 이사는 보안 요원을 불러 보쉬를 행사장 밖으로 내보내려 했고, 보쉬는 자리를 박차고 나갔습니다.


이때 전년도 우승자인 미스 덴마크 빅토리아 키에르 테일비히를 비롯한 여러 참가자들이 보쉬를 지지하며 집단으로 퇴장했습니다.


미스 멕시코 파티마 보쉬 / Instagram 'fatimaboschfdz'


덴마크 대표는 "이건 여성 인권에 관한 문제다. 이런 식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하며 행사장을 떠났습니다.


나와트 이사는 참가자들의 집단 퇴장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나가면 나머지 참가자만으로 행사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 모든 상황은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전 세계로 송출되면서 더욱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는 긴급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라울 로차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원회 회장은 나와트 이사가 "진정한 호스트가 되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잊어버렸다"고 비판하며, 그의 행동을 "굴욕적이고 모욕적이며 무례한 태도"라고 규탄했습니다.


조직위원회는 나와트 이사에 대해 권한 박탈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대회 운영을 위해 국제 임원 대표단을 파견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사과하는 나와트 이차라그리실 미스 유니버스 태국 담당 이사 / X 'KhaosodEnglish'


미스 멕시코에게 막말을 쏟아냈던 나와트 이사는 이후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고, 다음날인 5일 미스 유니버스 대회 개막식은 예정대로 진행되었습니다.


나와트 이사는 참가자들 앞에서 "누구에게도 상처 주려는 의도가 없었다"며 "여러분 모두를 존중한다"고 재차 사과했습니다.


보쉬는 사건 이후 인터뷰에서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다. 저는 화장을 하고, 스타일링을 하고, 옷을 갈아입을 인형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모든 여성과 소녀들을 대변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미인대회 팬들과 여성 인권 단체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트 이사의 행동을 규탄하고 보쉬의 용기 있는 대응을 지지했습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스 유니버스 대회는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우승자는 11월 21일에 선정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