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3800만원짜리 초현실적인 아기 인형에 푹 빠신 여성들... 가슴 아픈 이유 있었다

실제 아기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된 '리본 베이비(Reborn Baby)' 인형이 해외 성인 여성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실리콘 피부와 사람 머리카락, 심지어 숨소리까지 재현하는 이 초현실적 아기 인형은 개당 최대 2만 파운드(약 3800만원)의 고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인형을 구매하는 여성들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기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산 등 상실을 경험한 여성들에게 심리적 치유 효과를 제공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데일리메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다양한 배경을 가진 '리본 인형' 소장자들의 이야기를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영국 서퍽 주 거주자인 조 밀러(48)씨는 여섯 자녀의 어머니이면서 동시에 리본 인형 제작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밀러씨는 현재 20여 개의 리본 인형을 보유하고 있으며, 새로운 인형을 받을 때마다 특별한 의식을 진행합니다.


밀러씨는 "박스를 한 번에 모두 열지 않고 아기의 발부터 시작해서 손을 확인한 후 마지막에 얼굴을 공개합니다. 진짜 아기를 처음 만나는 것 같은 설렘을 느낄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밀러씨는 '스몰 미라클스(Small Miracles)'라는 비영리 단체를 운영하며, 유산이나 신생아 사망의 아픔을 겪은 이들에게 리본 인형을 무료로 제공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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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러씨는 "리본은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어떤 사람에게는 마음의 안식이고, 위로의 대상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밀러씨는 최근 영국에서 발생한 '가짜 출산' 사건과 관련해 "분명 그런 행동에는 개인적인 사연이 있을 것"이라며 무분별한 비난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최근 스코틀랜드 거주 20대 여성이 리본 인형을 실제 신생아인 것처럼 속여 소셜네트워크(SNS)에 사진을 게시하고 가족들로부터 선물과 금전을 받았다가 방에서 인형이 발견되면서 거짓이 밝혀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런던 거주 인사관리(HR) 전문가 제스 엘리스(29)씨도 15개의 리본 인형을 수집하고 있습니다.


엘리스씨는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으로 임신이 어려워진 후 양육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인형 수집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엘리스씨는 "리본 인형을 돌보면 안정감을 느낍니다. 누군가를 속이려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리본 인형은 불안이나 자폐, ADHD 완화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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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서퍽주 거주자 샤르마 크로스(38)씨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딸 티치(21)씨를 위해 처음 리본 인형을 구매했습니다.


크로스씨는 "딸이 시험을 앞두고 틱 증상이 심했는데, 인형을 안자마자 몸이 진정됐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티치씨는 현재도 '리본 베이비'를 소중히 간직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심리학자 루이즈 가더드 크로울리 박사는 "돌봄과 소속감을 담당하는 뇌 회로는 본능적으로 작동합니다. 인형을 안거나 돌보는 행위가 옥시토신과 도파민 분비를 촉진해 안정감을 제공합니다"라며 리본 인형의 심리적 효과를 과학적으로 설명했습니다.


크로울리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형이 진짜 아기가 아님을 인지하고 있지만, 돌보는 행위 자체가 위로가 됩니다"라며 "이것은 망상이 아니라 뇌의 자연스러운 자기치유 과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