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나루히토 일왕과의 만남에서 보인 파격적인 행동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격의 없는 태도는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중한 예의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 NHK와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27일 일왕의 거처에서 나루히토 일왕과 약 35분간 면담을 가졌습니다. 면담이 끝난 후 나루히토 일왕이 직접 배웅에 나서자, 트럼프 대통령은 일왕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악수를 나누고, 손가락으로 일왕을 가리키며 "대단한 사람(Great man)"이라고 표현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이러한 장면이 공개되면서 일본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강한 반발이 일어났습니다.
"누구에게 손가락질을 하느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왕보다 위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등의 비판적인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와 함께 과거 미국 대통령들의 일왕에 대한 예의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2009년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키히토 일왕을 예방할 때 허리를 거의 90도로 숙여 깊은 인사를 올렸습니다. 당시 이러한 행동은 아시아 문화권의 예절을 존중하는 의미로 받아들여졌으나, 미국 내에서는 "대통령이 외국 군주에게 고개를 숙였다"며 저자세 외교라는 비판도 제기되었습니다. 반면 일본에서는 "미국 대통령이 자국 왕을 존중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동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7년 아키히토 일왕을 만났을 때도 허리를 숙이지 않고 꼿꼿이 선 채 악수만 나누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번 나루히토 일왕과의 만남에서도 유사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본 네티즌들은 오바마와 트럼프의 사진을 비교하며 공유하고 있습니다.
"두 대통령의 품성이 드러난다", "왕실에 대한 존경심이 없는 나조차도 저 장면은 불편했다", "자칭 보수 정치인들은 왜 이런 모욕에 침묵하느냐"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다른 해석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과거 오바마의 '90도 인사' 이후 미국 내 여론을 의식했을 것"이라며 "일본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 미국 대통령으로서 '동등한 외교 의전'을 지킨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