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총격 살해 사건 피고인이 첫 공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지난 28일 교도통신을 비롯한 일본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야마가미 데쓰야(45)는 나라현 나라 지방재판소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해 "모두 사실이다. 내가 한 일이 틀림없다"며 자신의 살인 등 혐의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이어 야마가미는 "법적으로 어떻게 될지는 변호인에게 맡기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사건 발생 3년여 만에 열린 이번 재판에는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이 쏠렸습니다. 방청을 희망하는 시민들이 아침부터 재판소 주변에 몰려들어 긴 줄을 이뤘습니다. 추첨 대상 방청석은 32석에 불과했지만 727명이 신청해 약 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야마가미가 현장에서 즉시 체포된 상황에서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살인의 유무죄가 아닌 형량 결정입니다. 특히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옛 통일교)이 야마가미의 범행에 미친 영향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변호인단은 정상 참작을 위해 야마가미의 모친, 여동생, 종교학자 등 5명에 대한 증인 신문을 청구했습니다. 반면 검찰 측은 가정연합의 영향을 지나치게 고려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검찰은 결과의 중대성과 죄질을 중심으로 구형하겠다고 했습니다. 공판은 예비 기일을 포함해 최대 19차례 열릴 예정이며, 내년 1월 21일 선고가 내려질 예정입니다.
한편 야마가미는 2022년 7월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 중이던 아베 전 총리를 직접 제작한 사제 총으로 총격해 살해했습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통일교 신도가 된 후 과도한 헌금을 내 가정생활이 파탄 났다"며 "교단에 원한이 있어 통일교와 깊은 관계가 있는 아베 전 총리를 노렸다"고 진술했습니다.
야마가미의 모친은 아들이 초등학생일 때 가정연합 신자가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남편의 사망 보험금을 포함해 약 1억엔(한화 약 9억 5000만원)을 교단에 헌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야마가미는 이로 인해 대학 진학까지 포기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