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 기형 제주 남방큰돌고래 '턱이'의 사인 규명 위한 부검 진행
30일 턱 구조에 기형이 있는 제주 남방큰돌고래 '턱이'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이 제주시 한림읍 한국수자원공단 제주본부에서 진행된다.
부검은 김병엽 제주대 해양과학대학 교수, 김상화 강원대 수의과대학 교수,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의 이경리 수의사 등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턱이'는 2019년 제주 앞바다에서 처음 발견됐을 당시부터 틀어진 채 닫지 못하는 주둥이 사이로 혀가 돌출된 상태로 살아왔다. 이러한 특징적인 모습 때문에 '턱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먹이를 사냥해 먹기 힘든 장애를 가졌음에도 비교적 활기찬 모습으로 관찰돼 왔으나, 지난 2일 서귀포시 중문 앞바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김 교수는 사전 브리핑을 통해 "이번 부검을 통해 해당 남방큰돌고래의 직접적인 사인을 규명할 예정"이라며 "물리적으로 물, 먹이 등을 삼키는 데 문제가 생기고 폐렴이 발생한 것인지, 악성종양의 전이인지, 혹은 급작스러운 요인에 의한 사망인지 세 가지 가능성이 모두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CT 촬영 결과 종양 확인, 폐렴 진단
지난 26일 실시된 CT 촬영 결과, 그동안 구강암을 앓고 있을 것이라 추정됐던 '턱이'가 실제로 종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바탕으로 턱이의 정확한 사인을 밝힐 계획이다. 또한 턱이의 좌측 폐는 이미 폐렴으로 인해 호흡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됐다.
턱이의 아래턱이 좌측으로 꺾인 장애는 생전 선박 충돌 등 강한 충격과 같은 외인성 요인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러진 뼛조각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턱 장애로 인한 염증, 종양 발생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우측 아래턱 역시 충격을 받았으나 오랜 시간 전에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돌고래는 큰 크기의 사냥감을 이빨로 절단해 나눠 먹을 수 있지만, 턱이의 경우 턱의 기능을 상실해 큰 먹이는 먹기 힘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경리 수의사는 "이 돌고래 체장은 사전 측정 당시 약 308㎝이지만 저체중에 해당한다"며 "미국 동부 큰돌고래 기준 비슷한 체장의 돌고래는 300㎏대이지만 이 돌고래는 100㎏대에 불과하고 육안으로도 늑골이 보일 정도로 말라 있어 다른 원인이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