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우유 마실 때마다 배 아프다면?"... 최근 트렌드로 급부상 중이 '락토프리 우유'

유당불내증 걱정 없는 '락토프리 우유', 유제품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


"우유는 좋은데 배가 아프다"라는 말은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 들어봤을 익숙한 표현이다. 이는 '유당불내증'이라는 체질적 특성 때문에 우유 섭취를 꺼리는 소비자들의 고민을 대변한다. 


하지만 최근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 우유'가 빠르게 대중화되면서 소화 걱정 없이 우유를 즐길 수 있는 선택지가 확대되고 있다. 일반 우유 시장과 달리 락토프리 우유는 최근 5년간 연평균 8% 이상 성장하며 유제품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남양유업


락토프리 우유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한국인의 체질적 특성이 있다. 유당불내증은 체내 락타아제 효소가 부족해 유당을 제대로 분해하지 못해 발생하는 소화장애다.


서울아산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의 절반 이상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유당불내증을 경험하며 복부 팽만감,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겪는다. 그러나 이는 질병이라기보다 개인의 체질적 특성에 가까워,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면 우유 섭취에 큰 제약은 없다.


락토프리 우유의 영양학적 가치와 소비자 경험


락토프리 우유는 유당분해효소를 활용해 유당을 미리 분해한 제품이다. 소화 부담은 줄이면서도 칼슘, 단백질, 비타민 등 우유의 핵심 영양 성분은 일반 우유와 거의 동일하게 유지된다.


오히려 유당이 포도당과 갈락토스로 이미 분해된 상태이기 때문에 영양소 흡수가 더 원활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맛 측면에서도 일반 우유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유당 분해 과정에서 당도가 평균 0.2~0.4 브릭스 정도 소폭 상승하지만, 이는 전체적인 풍미나 질감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더 깔끔하고 부드럽다", "텁텁함이 덜하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소비자 경험은 시장 성장세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지난 2024년 국내 락토프리 우유 시장은 약 876억 원 규모로, 2019년 이후 연평균 8%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유당불내증 인구가 많은 국내 식생활 특성과 함께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체질 맞춤형 식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락토프리 우유는 '특수 목적 식품'이 아닌 '일상적 대안'으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글로벌 락토프리 시장 성장과 국내 유업계의 대응


글로벌 시장에서도 락토프리 제품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시장조사기관 TRBC는 전 세계 락토프리 유제품 시장 규모가 지난 2024년 약 159억 달러에서 2032년 407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2025년 5월 기준 최근 1년간 미국 락토프리 유제품 시장이 전년 대비 15.5% 성장하며 전체 유제품 시장 회복을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유업계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제품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기에는 락토프리 우유에 국한됐던 제품군이 발효유, 가공유, 요거트 등으로 확장되며, 맛과 형태, 영양 설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유당 제거 과정에서도 우유 본연의 풍미와 영양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자체 공정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맛있는우유GT 고소한 락토프리'로 시장에 진출한 이후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현재는 '맛있는우유GT 소화 잘되는 배 안아픈 우유', '맛있는우유GT 슈퍼제로 락토프리' 등의 우유 제품뿐만 아니라 '불가리스 유당 제로', '불가리스 소화가 잘되는 요거트 락토프리 플레인', '불가리스 소잘요 락토프리 그릭' 등 발효유 제품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며 락토프리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유병욱 순천향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유당불내증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수록 유당분해효소 활성이 줄며 나타나는 소화장애로, 자신의 체질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관리법"이라며, "무조건 우유를 포기하기보다는 락토프리 우유나 발효유 등 다양한 대체 제품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소비자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