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이 아이 낳아야"...저출산 해법에 90년생들이 보인 반응
계속해서 감소 중인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1990년대 초반생들이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주장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구 소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2023년 대한민국의 평균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나타났다. 현재 흐름대로라면 올해 0.7명대가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인구학 권위자 콜먼 교수는 "이대로라면 2750년에 대한민국이 소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출생 문제는 이제 코앞에 닥친 문제다.
이런 가운데, 저출산 반등의 기회가 아직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역사상으로 마지막 연간 70만명 이상 태어난 1990년대 초반생들이 주 출산 연령으로 진입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아이를 낳으면 저출산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지난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산한 여성의 평균 연령은 33.6세로 나타났다. 구간 별로는 30~34세 엄마들이 낳은 아이가 10만 6100명으로 전체 출생아의 46.1%를 차지했다.
이 연령대의 출산율이 전체 출산율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30대 초반 연령은 1991~1995년생들이다. 절대적 인구수가 많은 이들이 5년 동안 출산을 한다면 저출산 흐름을 뒤바꿀 수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 저출산을 해결하지 못하면 여성의 절대적인 수가 부족해 아이를 낳더라도 저출산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여성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실질적으로 삶의 개선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아이를 낳으라고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 여성은 "아이 낳는 게 싫어서 안 낳는 게 아니다. 생존이 힘들어서 어쩔 수 없이 안 낳게 되는 거다. 근본적인 것부터 해결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을 내비쳤다.
또 다른 여성 역시 "아이 낳으면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가 된다. 그럼 경제력도 잃고, 사람 대접도 못 받는다. 또 몸도 망가지고 여유도 없어지는데 왜 낳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큰일났네... 애 낳는 건 둘째 치고, 1990년에 태어난 사람들은 결혼 생각도 없던데"라며 우려를 표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출산율 위기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한국보다 여유가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저출산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골든타임'을 공식화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해 저출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젊은 층 인구가 급감하는 2030년에 진입하기 전까지 저출산 추세를 반전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가진 힘을 총동원해 대처하겠다"고 했다.
한국도 일본처럼 위기에 대한 절박함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