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5월 04일(월)

"돈 걱정 말고 연구에 집중하길"... 신진 과학자들에 '12년간 50억' 파격 지원 약속한 회장님

기초 생명과학의 불모지를 개간해 온 서경배과학재단(이사장 서경배)이 설립 10주년을 맞아 연구자들 간의 '연결'과 '혁신'을 위한 새로운 장을 열었다.


4일 서경배과학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달 29일부터 5월 2일까지 나흘간 제주 오설록 티팩토리에서 제1회 '오설록 컨퍼런스(Osulloc Conference 2026: Genome Evolution)'를 개최하고, 국내외 생명과학계의 미래를 밝힐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유전체 진화(Genome Evolution)'를 주제로 삼아 전 세계 석학 18명과 국내 생명과학 연구자 17명 등 총 35명이 참여했다.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일반적인 학술대회와 달리, 소규모 초청형으로 운영된 이번 행사는 참가자 전원이 한 공간에 머물며 격식 없는 토론과 자유로운 아이디어 교환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단순히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를 넘어,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융합해 새로운 공동 연구의 가능성을 모색하길 바라는 재단 측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오설록 컨퍼런스'에서 이정호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가 발표를 하는 모습 / 사진 제공 = 서경배과학재단


올해는 유전체학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제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주요 논의 내용은 ▲생명의 기원과 발생 ▲지구 생명체의 진화 ▲인류의 이주와 유전체 변화 ▲돌연변이의 발생과 암의 진화 ▲지구 환경 변화에 따른 생명체의 적응 ▲환경 변화와 인간의 적응 ▲유전체 분석의 최신 기술 등으로, 기초과학부터 의생명과학 전반에 걸친 폭넓은 주제를 아우르며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특히 영국 웰컴 생어 연구소(Wellcome Sanger Institute)의 마이크 스트래튼(Mike Stratton) 교수와 미국 잭슨 연구소(The Jackson Laboratory)의 찰스 리(Charles Lee) 교수 등 세계적 권위자들이 논의를 이끌었으며, 재단이 선발한 신진 과학자인 이정호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2017년 선정)·주영석 카이스트 의과대학원 교수(2018년 선정)가 공동 주최자로 나서 의미를 더했다.


서경배 이사장은 이번 컨퍼런스를 시작하며 과학자의 여정을 '차밭을 일구는 과정'에 비유했다. 서 이사장은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연구자들이 서로 만나 연결되는 장의 중요성을 느끼며 오설록 컨퍼런스를 시작하게 됐다. 과거 불모지였던 제주 차밭이 일궈진 것처럼, 과학자의 여정 또한 답이 보이지 않는 순간을 넘어서는 과정과 닮아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만남이 연구자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앞으로도 도전적인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재단도 함께하겠다"라고 밝혔다.


재단은 설립 10주년을 기점으로 지원 체계를 대폭 강화하고, 신진 과학자의 연구 생애 전반을 장기적으로 후원할 계획이다. 올해 도입되는 ABC(Adventure-Breakthrough-Cherished) 3단계 트랙은 이러한 의지가 반영된 파격적인 시스템으로, 단계별 심사를 통과할 경우 최대 12년간 총 50억 원을 지원받게 된다. 이는 연구자들이 단기 성과에 급급하기보다 장기적이고 파괴적인 혁신을 꿈꿀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전망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한편, 서경배과학재단은 '하늘 밖에 또 다른 하늘이 있다'는 천외유천의 정신 아래 2016년 설립 이후 기초 생명과학의 미래를 이끌 젊은 연구자들을 발굴 및 지원해 왔다. 지난 10년간 총 31명의 생명과학자를 'SUHF Fellow'로 선정해 연구비 지원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연구 기반을 제공하며 국내 생명과학 연구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재단은 단순한 연구비 지원을 넘어 연구자들이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를 위해 지속 가능한 성장 환경 조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번 '오설록 컨퍼런스' 역시 이러한 철학을 확장해 연구자 간의 깊이 있는 교류와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기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