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30일(목)

"예비 시부모 재산 얼마나?" 국세청 직원 389명, 지인·배우자 정보 무단 열람 적발

국세청 직원들이 결혼을 앞두고 예비 배우자 가족의 세무 정보를 무단으로 열람한 사실이 감사원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이들은 업무와 무관한 개인적 목적으로 국세행정시스템에 접근해 민감한 세무 데이터를 조회했다.


지난 27일 감사원이 공개한 국세청 정기감사 결과를 따르면, 2023년~2024년 동안 국세청 직원 389명이 사적 목적으로 지인들의 세무 정보에 접근했다. 이들의 부정 조회 행위는 내부 정보보안 감사에서 발견되지 않은 채 지속됐다.


해당 직원들은 국세청 내부망인 국세행정시스템을 이용해 결혼 상대의 부모와 형제자매 등 친인척들의 전자 정보를 확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자신의 결혼 상대 측 친인척 정보를 조회한 직원이 82명, 동료 직원의 결혼 상대 측 정보를 열람한 직원이 307명으로 집계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감사원은 이 중 법적 문제 소지가 높은 33명을 별도로 선정해 심화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구체적 사례들을 살펴보면, 직원 A는 예비 남편의 증여세 신고서와 결의서 등을 조회했다. 다른 직원 B는 지인의 요청에 따라 예비 시아버지의 과거 세무조사 이력을 열람했다.


직원 C의 경우 예비 시어머니가 토지 증여를 앞두고 증여세 문제에 대해 상담을 요청하자 국세행정시스템에서 관련 내역을 조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위반 사실이 확인된 8명에 대해 국세청에 인사 자료로 활용할 것을 통보했다. 세무정보 사적 조회 빈도와 목적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세청 정보보안 업무규정 위반으로 징계하라는 것이다.


아울러 현행 제도의 허점도 지적했다. 혼인신고 이전 단계에서는 약혼자의 친인척 정보 조회가 상시 감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감사원은 이 같은 제도적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개선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


국세청은 현재 연간 4차례 정보보안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혼인신고 전에는 가족 관계로 인정되지 않아 관련 조회 행위가 점검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이로 인해 결혼 준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무정보 남용 행위들이 적발되지 못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감사원은 2024년부터 올해 3월 말까지 가족수당을 받기 시작한 직원 843명의 조회 기록을 별도 분석했다. 그 결과 결혼 이전에도 상당수의 사적 정보 조회가 이뤄졌음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세청 측은 감사 결과를 받아들이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세청 관계자는 "혼인 전 부정조회 기록 산출 방식 등 새로운 적발 기준을 도입해 정보보안 감사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