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를 졸업하고 고연봉 직장에 다니며 소위 '엄친아'와 '엄친딸'로 불리는 자녀들이 정작 집에서는 방을 쓰레기장처럼 방치한다는 한 어머니의 하소연이 올라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지난 15일 82cook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린 작성자 C씨는 두 자녀 모두 학업 성취도가 높았고 현재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위치에 있지만, 생활 습관만큼은 낙제점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C씨의 설명에 따르면 자녀들은 밥을 먹고 난 그릇조차 치우지 않아 어머니가 지나가는 곳마다 뒤처리를 전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회생활을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과 대조되는 자녀들의 무질서한 방 상태는 C씨에게 큰 정신적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자녀들이 워낙 바쁘고 고된 일상을 보내는 것을 알기에 어느 정도 이해하려고 노력도 해봤지만, 나이가 든 지금까지도 엄마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수발을 들어야 하는 현실에 회의감을 느낀 것이다. C씨는 "다른 집들도 이런 경우가 있는지, 언제까지 내가 치워줘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비슷한 처지의 부모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각양각색의 경험담을 쏟아냈다. "밖에서 에너지를 다 쓰고 오니 정작 집에서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는 '번아웃' 증상일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한 이용자는 "우리 집 아들도 전문직인데 방은 발 디딜 틈이 없다"며 "밖에서 완벽을 기하는 만큼 집은 유일하게 무장해제되는 공간인 것 같다"고 공감을 표했다. 반면 "공부와 일은 잘할지 몰라도 생활 지능은 현저히 낮은 상태"라며 "엄마가 계속 치워주면 자녀들은 그것을 당연한 권리로 여기게 된다"는 따끔한 지적도 이어졌다.
실제로 고학력·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방치형 생활 습관'은 최근 사회적 현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해 극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과정에서 일상적인 가사 노동을 비효율적이거나 우선순위가 낮은 일로 치부해버리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이다. 커뮤니티에서는 "차라리 연봉이 높으니 가사 도우미를 부르는 것이 모녀 관계를 망치지 않는 지름길"이라며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의견도 많은 추천을 받았다.
글의 마무리에 이르러 C씨는 자녀의 성공 뒤에 가려진 부모의 희생과 고충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다.
많은 부모가 자녀의 사회적 성취를 위해 생활 습관 교육을 뒷전으로 미뤄왔던 것은 아닌지 성찰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독립을 시켜 스스로 지저분함을 느껴보게 해야 한다"는 강경책부터 "그냥 포기하고 마음 편히 지내라"는 달관형 조언까지, 부모들의 깊은 고민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