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22일(수)

'프리마'부터 '커피믹스'까지... 한국 커피 역사 쓴 조필제 전 동서식품 부회장 별세

한국 커피 문화의 대중화를 이끌며 '커피믹스의 아버지'라 불렸던 조필제 전 동서식품 부회장이 별세했다.


지난 21일 동서식품에 따르면 조 전 부회장은 지난 20일 오전 10시 8분경 세상을 떠났다.


1925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0년 서울대학교 항공조선과를 1회로 졸업한 뒤,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해 국내 최초 철강선인 '한양호' 건조를 담당하며 한국 산업 근대화의 기틀을 닦았다. 이후 제일모직, 새한제지, 제일제당 등 주요 기업의 공장 건립 과정에도 깊이 관여하며 기술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했다.


故 조필제 전 동서식품 부회장 / 사진 제공 = 경남 함안군


고인의 가장 큰 업적은 1974년 동서식품 부사장으로 부임한 이후 본격화됐다. 조 전 부회장은 인천 부평에 식물성 크리머 '프리마'의 대량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1976년에는 커피와 크리머, 설탕을 이상적으로 배합한 세계 최초의 일회용 커피믹스 개발을 진두지휘했다. 이는 당시까지만 해도 고급 기호식품이었던 커피를 누구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음료로 탈바꿈시킨 혁신적인 사건이었다.


고인은 2014년 발간한 회고록 '사막에 닻을 내리고'를 통해 "단순한 배합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개발이 한국의 커피 문화를 바꿨다"며 "당시 '커피믹스'라는 상표를 등록하지 못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라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동서식품


1980년 사장 취임 이후에는 냉동건조 공법을 적용한 '맥심' 커피를 출시하고 프리마의 해외 수출을 전개하며 동서식품을 국내 1위 커피 기업의 반열에 올렸다. 1983년에는 동서기술연구소를 설립해 동서벌꿀을 생산하며 사업 다각화의 기반을 마련하는 등 평생을 한국 식품 산업 발전에 헌신했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5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3일 오전 8시다. 장지는 고향인 경남 함안군 산인면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