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09일(목)

"독감 주사의 반전" 고용량 백신 맞았을 뿐인데 치매 위험 절반 '뚝'

매년 수백만 명이 맞는 흔한 백신이 노년층의 치매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용량 독감 백신을 접종할 경우 65세 이상 성인의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대폭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지난 7일 미국 휴스턴 텍사스대학교(UTHealth) 맥거번 의과대학 연구팀이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발표한 이번 연구는 약 16만 5000명의 건강 데이터를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고용량 독감 백신을 맞은 65세 이상 노인은 표준 용량 백신 접종자에 비해 약 2년 동안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55%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같은 연구팀은 표준 용량 백신이 4년 동안 치매 위험을 40%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주목받은 고용량 백신은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항원 함량이 표준형보다 4배나 높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팀은 "강화된 독감 백신이 감염에 대한 더 강력한 보호력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뇌 손상을 촉진할 수 있는 전신 염증을 줄여 신경 퇴행을 예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남녀 모두 효과가 있었으나 여성에게서 그 보호 효과가 더 일관되고 오래 지속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미국 의료 청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65세 이상 인구에서 고용량 백신이 치매 발생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클래스 II' 수준의 근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고용량 백신을 선택했을 가능성(건강 사용자 편향) 등 한계점을 인정하며, 백신 접종이 이미 증상이 시작된 환자의 병세 진행에도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영국 NHS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초기에는 최근 대화를 잊거나 물건을 잃어버리는 등의 기억력 저하로 시작해 점차 혼란, 언어 장애, 성격 변화 등으로 진행된다.


현재 영국 내 치매 환자는 약 98만 명에 달하며 2040년에는 14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매년 가을이나 겨울철 정기적인 독감 예방 접종이 호흡기 건강뿐 아니라 장기적인 뇌 건강을 지키는 의외의 방패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