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압도적 '생산능력'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만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57조 원이라는 '역대급 실적'을 만들어냈다.
반도체를 만들기만 하면 팔리는 '공급 부족' 장세가 이어지면서, 공장을 얼마나 크게 돌리느냐가 곧 돈으로 직결되는 구조가 증명된 셈이다.
8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D램 생산능력은 웨이퍼 기준 월 68만 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메모리 3사 전체 물량의 약 45%에 달하는 수치다.
2위 SK하이닉스보다 28.3% 많고, 3위 마이크론과 비교하면 두 배를 웃도는 격차다. 이러한 '체급 차이'는 그대로 성적표에 반영됐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마이크론(24조 3000억 원)보다 약 2.4배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두 회사의 생산능력 차이와 일치한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이번 57조 2000억 원 규모 영업이익 중 반도체(DS) 부문이 약 53조 원을 책임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분기 DS 부문 영업이익이 1조 1000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만에 무려 50배가 뛴 것이다. PC용 DDR5 16GB 가격이 전년 대비 7.3배, DDR4가 12배 폭등하며 D램 이익률이 80%에 육박한 점도 주효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슈퍼 사이클'이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22년 이후 업계가 설비투자를 줄인 탓에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AI(인공지능)가 생성형을 넘어 추론형으로 진화하며 메모리 수요는 폭발 중이다. 지난달 엔비디아 'GTC 2026'에서 이얄 프니니 삼성전자 수석은 "메모리 용량 요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AI가 맥락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KV 캐시'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자 빅테크 기업들은 3~5년 장기 계약과 선급금을 던지며 물량 확보 전쟁에 나섰다.
HBM은 이미 내년 물량까지 동이 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5공장(P5) 완공 시점을 앞당기는 등 생산라인 풀가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지금은 누가 더 많이 찍어내느냐의 싸움"이라며 "삼성의 압도적인 생산능력이 실적에서 제대로 빛을 발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