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08일(수)

"유럽 찍고 러시아로"... 농심, 러시아 법인 세우고 유라시아 시장 본격 공략

농심이 글로벌 시장 영토 확장에 다시 한번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농심은 오는 6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현지 판매법인 '농심 러시아(Nongshim Rus LLC)'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네덜란드 유럽 법인을 세운 지 1년 3개월 만으로,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유라시아 라면 시장 공략을 위한 새로운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신라면 / 인사이트


농심이 러시아에 주목한 배경에는 압도적인 시장 성장세가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러시아 라면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10%대 성장을 지속해 약 10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조 5,0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한류 열풍이 현지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며 한국 라면에 대한 선호도도 급등하고 있다. 실제로 2025년 러시아의 한국 라면 수입액은 전년 대비 58% 급증한 5,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농심은 중저가 제품(70~100루블, 한화 약 1,300~1,900원) 위주인 현지 시장에서 200루블(한화 약 3,800원) 이상의 '프리미엄 라인'을 전면에 내세워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진 제공 = 농심


신설 법인은 러시아 경제의 중심지인 서부 모스크바에 자리를 잡는다. 농심은 모스크바를 거점으으로 러시아 경제력의 70% 이상이 집중된 서부 시장을 우선 공략한 뒤, 현지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중부와 극동 권역으로 영업망을 단계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농심은 영업망 확대를 위해 X5, 마그니트(Magnit) 등 러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현지 대형 유통사(연방 체인)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오존(Ozon)과 와일드베리즈 등 러시아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 내 공식 브랜드관을 구축해 광활한 영토의 물리적 한계를 온라인 채널로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제품 공급은 올 하반기 완공 예정인 부산 녹산 수출전용공장이 맡는다. 신라면과 너구리 등 주력 제품의 공급량을 늘리는 동시에, 신라면 툼바와 신라면 김치볶음면 등 글로벌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신속히 투입해 K-라면의 혁신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인사이트


현지 마케팅 역시 고도화된다. 러시아 주요 축제와 연계한 팝업스토어 등 오프라인 프로모션은 물론, 현지 SNS '브콘탁테(VKontakte)' 등 다양한 채널을 적극 활용해 온·오프라인 전방위로 소비자 접점을 넓힌다.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K-라면 문화' 자체를 현지에 이식하겠다는 취지다.


러시아 법인은 향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러시아와 경젝적으로 긴밀히 연결된 인근 독립국가연합(CIS) 주요 국가로도 영업망을 넓히며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의 핵심 허브 역할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농심 관계자는 "러시아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요충지이자, 라면 소비량이 급증하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러시아 법인을 통해 러시아는 물론 CIS까지 농심의 영토를 확장해 오는 2030년까지 법인 매출 3,000만 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유럽 법인에 이어 러시아 법인이라는 양 날개를 단 농심이 유라시아 전역을 아우르는 글로벌 라면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K-라면'의 영토를 어디까지 넓혀갈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