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량 주사제가 불러온 뜻밖의 후폭풍이 예사롭지 않다.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살 빠지는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혼율이 급증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지난 6일 래드바이블 보도에 따르면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교의 페르 아르네 스벤손 교수는 급격한 체중 변화가 부부 관계의 균열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비만 수술을 받은 기혼 환자 1만 2,531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수술 후 6년 이내에 이혼한 비율은 14.4%에 달했다. 이는 일반 인구의 이혼율인 8.2%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피츠버그 대학교의 유사 연구에서도 수술로 체중을 대폭 감량한 이들이 배우자와 헤어질 확률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비록 수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다이어트 약물 역시 동일한 현상을 불러올 것으로 보고 있다.
스벤손 교수는 "마운자로와 같은 최신 약물은 비만 수술만큼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유의미한 체중 감량을 끌어낸다"며 "약물 복용을 시작하고 몇 년 뒤 이혼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은 수술과 매우 비슷하게 작동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체중 감량 여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삶의 변화가 관계의 긴장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살을 뺀 당사자가 더 사교적으로 변하고 건강한 삶을 추구할 때 배우자가 그 속도를 맞추지 못하면 갈등이 생긴다는 분석이다.
자존감의 회복이 이혼의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필라델피아 비만 연구 센터의 데이비드 사워 소장은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이 높아지면서 불행한 관계를 끝낼 용기를 얻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낮은 자존감 때문에 '지금 배우자가 아니면 누가 나를 만나주겠느냐'는 생각에 억지로 관계를 유지했다면, 살을 뺀 뒤에는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날 동력을 얻게 된다는 뜻이다. 영국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약 160만 명의 성인이 다이어트 약물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어 '이혼 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