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05일(일)

'마약왕' 박왕열, 노려보던 눈빛 사라지고 '퀭'... 금단 증상 의심?

필리핀에서 국내로 압송된 '마약왕' 박왕열이 송환 당시 보였던 강인한 모습과는 달리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는 극도로 무기력한 상태를 드러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5일 박왕열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될 당시 일반적인 범죄자들과는 다른 행동을 보였다.


대부분의 범죄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개를 숙이는 것과 달리, 박왕열은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있었다. 심지어 취재진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넌 남자도 아녀"라는 발언까지 내뱉었다.


'마약왕' 박왕열(48)이 27일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6.3.27/뉴스1


하지만 이틀 후인 27일 의정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한 박왕열의 모습은 완전히 달랐다.


송환 당시의 강렬했던 눈빛은 사라지고, 퀭한 눈으로 형사들에게 양팔을 붙들린 채 무기력하게 이송됐다. 취재진이 "필리핀 교도소에서 필로폰을 투약했나", "마약 공급은 어디서 받았나", "마약 밀반입을 직접 지시했나" 등의 질문을 던졌지만 박왕열은 일체 답변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지난 3일 의정부지방검찰청으로 구속 송치되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검은색 바람막이를 착용한 박왕열은 취재진의 다양한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일각에서는 박왕열의 이런 변화가 필로폰 금단증상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퀭한 눈빛과 무기력한 모습 모두 필로폰 금단증상의 전형적인 특징이라는 것이다.


강한 중독성을 가진 각성제인 필로폰의 금단증상은 주로 극심한 피로감, 우울, 불안, 갈망 등으로 나타난다. 투약 기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단약 직후 심각한 피로감이 몰려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리핀에서 복역 중이던 이른바 '마약왕' 박왕열(48)이 25일 한국으로 송환, 인천국제공항에서 이송되고 있다. 2026.3.25/뉴스1


실제로 경찰의 소변 간이시약 검사에서 박왕열의 필로폰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박왕열은 체포 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을 조사 과정에서 인정했다고 경찰이 발표했다.


앞으로 박왕열 사건은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가 담당하게 된다. 당초 의정부지검으로 송치됐던 사건이 마약합수본으로 이관되면서, 검찰과 경찰을 포함해 관세청, 해양경찰, 서울특별시,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국가정보원, 금융정보분석원 등 총 8개 기관이 박왕열의 추가 범행 규명에 전문성과 수사력을 집중할 예정이다. 경찰 수사 결과뿐만 아니라 그동안 합수본이 동시다발적으로 수사해온 박왕열 관련 범죄들도 함께 밝혀낼 계획이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박왕열이 2019년 1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밀수하거나 유통하려다 적발된 마약류는 필로폰 12.7㎏을 포함해 총 17.7㎏, 시가 63억원 상당이다. 여기에 계좌 분석을 통해 이미 판매해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수익금 68억원을 합치면, 박왕열이 관여한 마약 범죄 수익은 총 131억원 상당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