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 석유저장시설이 폭발하면서 독성가스가 확산되고 검은색 '기름비'가 내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테헤란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 IRNA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7일(현지 시간) 밤부터 8일 새벽까지 테헤란 북서부 샤흐런 석유저장소, 남부 정유단지 레이 지역 연료 저장고, 서쪽 외곽 카라지 연료 저장시설 등이 연쇄 공습을 당했고, 폭격으로 석유 탱크들이 폭발하면서 대량의 유독가스가 분출됐다.
테헤란시 당국은 "석유 탱크 폭발로 유독한 탄화수소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화합물이 대기와 구름에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며 "강우 시 극도로 위험한 강산성 비가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8일 테헤란에는 짙은 먹구름이 형성되면서 검은색 기름비가 내렸다는 소식이 여러 SNS를 통해 전해졌다.
모하마드 사데그 모타마디안 테헤란주 주지사는 8일 "석유 저장고 화재 이후 테헤란의 대기오염 지수가 상승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다.
알자지라는 이란 국영 파르스통신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날 오후 아흐다시 지역 창고를 비롯해 테헤란 일대 석유 저장고 4곳과 생산·이송 센터 1곳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 공격으로 유조차 운전사 2명을 포함해 4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석유 저장고 공격은 이란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고의적 화학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침략자들이 연료 저장소를 공격해 독성 물질을 대기 중에 방출함으로써 민간인을 중독시키고 대규모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이는 전쟁범죄이자 반인도적 범죄, 대량 학살"이라고 강력히 규탄했다.
연료 공급 차질로 테헤란주는 긴급히 1회 주유 한도를 기존 30L에서 20L로 축소했다. 모타마디안 주지사는 "주유량 제한은 2∼3일간만 임시 적용되며 곧 정상화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이란 내 민간인을 대상으로 안전 경보를 발령했다.
미군의 대이란 군사작전 '장대한 분노'(Epic Fury) 작전을 지휘하는 중부사령부는 성명에서 "이란 정권이 일회용 공격 드론과 미사일 발사 등 군사작전 수행을 위해 인구 밀집 지역을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부사령부는 "이러한 위험한 결정으로 군사 목적으로 활용되는 장소들이 보호 지위를 상실하고 군사 표적이 될 수 있어 이란 모든 민간인의 생명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또한 "이란군이 데즈풀, 이스파한, 시라즈 등 도시의 민간인 밀집 지역에서 공격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군은 이란 민간인들에게 "집에 머물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며 "이란 정권이 고의로 무고한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란군이 민간 공항, 호텔, 주거 지역을 의도적이고 무차별적으로 표적으로 삼아 중동 전역 무고한 사람들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군은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위한 예방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이란 정권이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는 시설 내부나 인근에서는 민간인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