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3일(화)

"공항에서 잠옷·크록스 안돼"... SNS서 '잠옷 패션' 금지 글에 찬반 논쟁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국제공항이 SNS에 올린 '잠옷 금지' 게시물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공항 측은 유머성 콘텐츠라고 해명했지만, 공항 복장 규정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현지 시간) 탬파국제공항은 엑스(X)와 인스타그램에 "우리는 이제 충분히 봤습니다. 충분히 참았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이제는 탬파국제공항에서 잠옷을 금지할 때"라는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공항 측은 대낮에 잠옷을 입고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을 겨냥해 "크록스를 성공적으로 금지하고, 모두에게 세계 최초의 크록스 없는 공항을 경험할 놀라운 기회를 제공한 데 이어, 이제는 훨씬 더 큰 위기에 맞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 결정이 당신 삶의 누군가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제 그들과 어려운 대화를 나눠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공항은 "광기는 오늘로 끝이다. 이 운동은 지금 시작된다"며 "크록스와 잠옷 없는 공항이 되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이 게시물은 승객들과의 소통을 위한 탬파공항의 유머성 콘텐츠였습니다. 탬파공항은 평소 유쾌하고 풍자적인 게시물을 자주 올리며, 이번에도 여행 당일 패션 논쟁을 풍자한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크록스가 금지된 적도 없고, 잠옷 금지 계획도 없습니다.


보 짐머 탬파공항 대변인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건 모두 재미를 위한 것"이라며 "여행객들이 편안하게 즐기시길 바란다"고 설명했습니다. 짐머 대변인은 "SNS 초창기부터 구축해 온 재치 넘치는 어조의 계정"이라며 "이용자들은 이런 콘텐츠를 정말 좋아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국제공항 SNS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시물은 공항 복장에 대한 뜨거운 논쟁을 촉발했습니다.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은 이를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더피 장관은 지난해 11월 '여행의 황금기는 당신으로부터 시작됩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예절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기내에서 격식을 갖춘 복장 착용을 권장해왔습니다.


더피 장관은 앞서 "청바지에 셔츠를 입는 것처럼, 저는 사람들이 조금 더 단정하게 옷을 입도록 권장하고 싶다"며 "공항에 갈 때는 슬리퍼나 잠옷을 입지 않도록 노력하자. 그게 더 좋을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반면 이용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이었습니다. "권위주의적인 헛소리"라거나 "여행 중에 뭘 입고 뭘 입지 말아야 하는지 사람들에게 지시하는 것은 권한 남용"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잠옷을 입으면 다른 누군가 다치냐"는 반발과 함께 "잠옷의 기준이 뭐냐. 트레이닝 바지, 요가 바지 등은 잠옷인가, 아닌가"라는 의문도 제기됐습니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항공 여행이 지속적으로 불편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승객들의 복장 변화 배경을 분석했습니다. 승객 권익 옹호단체 '플라이어스 라이츠' 자료에 따르면, 40년 전과 비교해 평균 좌석 간격은 35인치(약 89㎝)에서 31인치(약 79㎝)로 줄어들었고, 저가 항공사는 좌석 간격이 29~30인치로 더욱 좁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항공기 좌석 크기도 1990년대 18.5인치에서 현재 17인치로 줄어들었습니다. 과거 항공사들이 좌석 점유율을 70%로 운항해 승객들이 여유롭게 앉을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점유율 80~85%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공항 보안검색 과정도 편안한 복장을 선호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승객들은 보안검색대에서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전신 스캔을 받아야 하며, 이상 징후가 발견될 경우 연방 직원에 의한 신체 수색을 받기도 합니다.


인디펜던트는 "승객들이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신체 수색을 받아야 한다면 차라리 그 과정이 편안하게 진행되는 편이 낫다"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