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로라도주에 거주하는 30대 여성이 에어컨 곰팡이로 인해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건강 이상을 겪었다는 충격적인 사연이 공개됐습니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외신 더 선 보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 브룩(30)은 2024년 여름 새 임대 아파트에 입주한 후 악몽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침실 에어컨에서 물이 새기 시작했지만, 관리 회사는 3개월간 수리를 미뤘고 그동안 브룩은 매일 밤 얼굴 위로 떨어지는 물방울을 견뎌야 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브룩의 팔에 좁쌀 크기의 작은 발진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이 발진은 곧 온몸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샤워를 할 때마다 머리카락이 뭉텅이째 빠져나갔으며, 단 한 달 만에 체중이 약 7kg이나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더욱 심각한 증상들이 이어졌습니다. 브룩은 피를 토하기 시작했고, 생리가 두 달 넘게 멈추지 않는 등 신체 리듬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그는 "반려견도 털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뭔가 심각하게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3개월쯤 지났을 때는 머리카락 절반이 빠지고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어서 계속 울기만 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의료진은 브룩의 상태가 너무 심각해 암이나 자가면역질환 가능성까지 검토했습니다. 혈액 검사 결과, 체내 곰팡이 관련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게 측정됐습니다. 브룩이 직접 집 에어컨을 확인해보니 내부가 곰팡이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브룩은 거주 부적합 환경을 이유로 임대 계약을 해지하고 건물 관리 회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지난 7월 합의로 사건이 마무리된 후, 그는 건강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곰팡이가 섭씨 25~30도, 습도 60~80% 조건에서 가장 활발히 번식한다고 설명합니다. 에어컨이나 세탁기 내부, 욕실 타일 틈, 가구 뒤쪽이나 창틀 주변 벽지 등 습기가 쉽게 차는 공간이 주요 서식지입니다.
특히 입자 크기가 작은 곰팡이 포자는 코와 기관지에서 완전히 걸러지지 않고 폐포까지 도달할 수 있어 위험합니다. 낮은 곰팡이 농도에서는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장기간 반복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이나 알레르기, 천식 악화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 매시대 공중보건학과 제로엔 도우즈 교수는 호주 비영리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기고한 글에서 "실내 습도가 높은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면 폐 기능이 저하되고 천식 같은 만성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미 천식이나 알레르기를 앓고 있는 사람들은 더 심각한 증상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습니다.
실내 곰팡이는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계절과 관계없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겨울철에도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기간에 내부 습기로 인해 곰팡이가 번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여름철 사용 후 송풍 기능으로 충분히 건조하지 않았다면 오염 위험이 더욱 커집니다. 겨울철에도 한두 달에 한 번씩 30분 정도 가동해 내부 습기를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실내 온도는 섭씨 18~21도, 습도는 40~60% 수준을 유지하고 하루 세 차례 이상 10분 이상 환기해 결로를 줄이는 것이 곰팡이 증식을 막는 기본 수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