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0일(화)

"성과급도 퇴직금에 포함하라"... 대법원 판결에 삼성 퇴직자들, '줄소송'

대법원이 삼성전자의 목표인센티브(TAI)를 퇴직금 산정 기준인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한 이후, 삼성그룹 전반에서 추가 퇴직금 소송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성과급의 임금성 인정 여부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계열사와 유사 제도를 둔 기업으로 번지는 양상입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 삼성화재, 삼성SDS 등 일부 계열사 노동조합과 퇴직자들이 법무법인 에이프로 등과 함께 후속 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에이프로는 지난해 12월 29일 TAI를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낸 바 있습니다.


실제 소송은 이미 본격화됐습니다. 삼성전자 퇴직자 22명이 지난 5일 회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또다른 퇴직자 40명도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경영성과급 포함 퇴직금 재산정 및 미지급금 청구 소송'을 추가로 냈습니다. 대법원 판결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2차 집단 소송이 이어진 것입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역시 퇴직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전직 직원이나, 퇴직연금을 DB형(확정급여형)에서 DC형(확정기여형)으로 전환한 직원을 대상으로 단체소송을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확정기여형의 경우 회사가 매년 부담금을 납부하는 구조여서 성과급 인상분을 즉시 반영해야 한다는 점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앞선 판결에서 삼성전자가 사업부 성과를 기준으로 지급해 온 TAI를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급 기준과 산정 방식이 사전에 정해져 있고, 실질적으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돼 온 점을 고려한 것입니다.


이번 소송을 대리한 박창한 법무법인 에이프로 대표변호사는 "현재도 퇴직자 상담이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추가 소송도 준비 중"이라며 "다른 기업 출신 퇴직자들과 노조에서도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조만간 가시적인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파급력이 모든 기업으로 동일하게 확산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지난 12일 대법원이 SK하이닉스 퇴직자 2명이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를 확정하면서, 성과급의 임금성 인정 여부는 기업별 제도 설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분명히 했기 때문입니다.


재판부는 SK하이닉스의 목표성과급에 대해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지급 의무가 명시돼 있지 않고, 지급 여부와 규모가 회사 재량에 따라 결정되는 금품이라는 점을 들어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같은 성과급이라도 지급 근거와 운영 방식에 따라 법적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법조계에서는 향후 유사 소송의 핵심 쟁점이 성과급의 지급 기준, 취업규칙 반영 여부, 노사 간 관행 등 세부 제도 설계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동일한 명칭의 성과급이라도 구조가 다르면 임금성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어 기업별 대응도 엇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성과급을 평균임금에 반영해 증액된 퇴직연금과 퇴직금을 지급하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주요 기업들이 성과급 체계와 보상 구조 전반을 다시 점검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