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난 10살 소년 아르시안 이스마일이 단순한 호기심으로 구매한 도메인이 30여 년 만에 천문학적 가치로 거래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와 인터넷에 깊은 관심을 보였던 이스마일은 돈을 지불하면 인터넷 주소인 도메인을 소유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는 어머니 몰래 신용카드를 사용해 도메인 하나를 구입했고, 당시 도메인이 무엇인지 전혀 몰랐던 어머니는 신용카드 명세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전해집니다.
이스마일이 구매한 도메인은 바로 'AI.com'으로, 지난해 4월 7000만 달러(약 1020억원)라는 기록적인 금액에 매각되었습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데일리 익스프레스와 크립토폴리탄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 도메인을 인수한 주인공은 크리스 마잘렉 크립토닷컴 최고경영자입니다.
중개업체 겟유어도메인은 이번 거래가 공개된 도메인 매매 사례 중 역대 최고 금액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기존 최고 기록은 2010년 거래된 'CarInsurance.com'의 4970만 달러였으며, 'VacationRentals.com'(3500만 달러), 'Voice.com'과 'PrivateJet.com'(각 3000만 달러), '360.com'(1700만 달러), 'Sex.com'(1300만 달러)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이번 거래에서는 매입 대금 전액이 가상화폐로 지불되어 주목을 받았습니다. 마잘렉 CEO는 "10∼20년 장기적인 관점에서 AI는 우리 시대 최고의 기술적 물결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며 "좋은 투자가 될 것으로 봤다"고 구매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마잘렉 CEO는 자신이 보유한 크립토닷컴(Crypto.com) 도메인을 언급하며 "한 사람이 이렇게 중요한 카테고리를 대표하는 두 개의 도메인을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AI닷컴을 활용해 인간을 대신해 메시지 전송이나 주식 거래 등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흥미롭게도 이스마일이 AI.com 도메인을 구매한 이유는 인공지능의 미래를 예견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10살 당시 인공지능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으며, 단순히 'A'와 'I'가 자신의 이름 '아르시안 이스마일'의 약자라는 이유로 해당 도메인을 선택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스마일은 어린 시절부터 보여준 IT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10대부터 인터넷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프렌드스터 같은 초창기 소셜미디어 플랫폼 개발에도 기여했습니다. 2013년에는 창업에 뛰어들어 현재 '1337 Tech'라는 IT 기업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도메인을 인수한 마잘렉 CEO는 2016년 이미 포화 상태로 여겨졌던 가상화폐 거래소 시장에 크립토닷컴으로 진출해 연 매출 15억 달러 규모로 성장시킨 경영자입니다. 2021년에는 미국 프로농구 구단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등의 홈구장인 '스테이플스 센터'의 명명권을 7억 달러(약 1조원)에 사들여 '크립토닷컴 아레나'로 개칭하기도 했습니다.
AI.com 도메인은 2025년 3월 처음 매물로 나왔을 때 판매 호가가 1억 달러로 책정되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