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27일(금)

헤어진 연인 스펙 공유?... 中 젊은 세대에 번진 '전 남친 이력서' 열풍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헤어진 연인을 마치 구직자를 소개하듯 추천하는 새로운 데이팅 문화가 급속히 퍼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전 연인의 장단점과 연애 경험을 상세히 정리해 타인에게 공유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네티즌들은 이를 두고 "중고 장터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전 남자친구를 내부 추천해 달라"는 게시물이 화제를 모으며 유사한 콘텐츠가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게시물 작성자는 "연애가 너무 어렵다. 정상적인 남자를 곧 만나지 못하면 한약이라도 먹어야 할 것 같다"는 내용으로 시작해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댓글란에는 전 연인을 인사 담당자나 영업사원이 소개하는 방식으로 묘사한 글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한 네티즌은 "1995년생, 키 183㎝, 국유기업 재직, 감정적으로 안정적이고 요리 가능하다. 단점은 마마보이 기질"이라며 평가서 형태로 작성했습니다. 다른 이용자는 "3년간의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추천한다"고 덧붙여 신뢰성을 어필했습니다.


일부는 이력서 양식을 활용해 지역, 나이, 성별, MBTI, 별자리 등의 기본 정보를 나열한 후 장단점을 세부 항목으로 분류했습니다. "공공 부문 근무, 바위처럼 안정적"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키스 실력이 부족하다", "게임 중 욕설을 한다"는 부정적 요소도 함께 기재하는 방식입니다. 폭력이나 외도 여부, 이별 이유를 명시하고 "90% 새것"이라고 표현한 경우도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점차 과열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부 이용자들은 '전 남친 사용설명서'를 제작해 공유하며 생활 패턴과 성격을 구체적으로 서술했습니다. "아침엔 두유를 좋아한다", "화나면 30분은 달래야 한다"는 내용부터 개인적인 정보까지 포함된 게시물이 확산됐습니다.


더욱 극단적인 사례로는 "남편을 추천하겠다"며 이혼 의향까지 드러낸 글도 등장했습니다. "아이는 다 컸고, 집도 있으며 재택근무를 한다"는 식으로 배우자를 조건별로 분류해 소개하는 내용도 공유됐습니다.


SCMP는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데이팅 앱에 대한 불신을 지적했습니다. 중국 젊은층은 사기, 조작된 사진, 과장된 직업 정보에 대한 우려가 크며, 그 결과 "누군가 한 번 검증한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정보는 확보된다"는 생각이 널리 퍼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한 이용자는 "무작정 찾는 위험이 너무 크다. 적어도 누가 만나본 사람이라면 낫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하지만 사람을 중고품처럼 평가하고 거래하듯 소개하는 문화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슈퍼마켓에서 채소를 고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과 "이런 방식이 불쾌하다"는 부정적 반응도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