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가지아바드에서 한국 문화에 몰입해 있던 10대 세 자매가 휴대전화 압수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5일(현지 시간) 인도 NDTV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4일) 오전 2시15분께 세 자매 파키(12세), 프라치(14세), 비시카(16세)가 가지아바드의 아파트 9층에서 투신해 숨졌습니다.
자매들은 발코니로 나가 문을 잠근 뒤 창문에서 차례로 몸을 던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현장에서는 "미안해요. 아빠"라는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유서에는 "아빠, 이 일기장에 적힌 이야기들 하나도 빠짐없이 꼭 읽어주세요. 여기 적힌 말들은 전부 제 진심이에요. 정말 죄송해요. 아빠는 우리를 한국으로부터 떼어놓으려 하셨지만, 우리가 얼마나 한국을 사랑하는지 이제는 아빠도 아시게 되겠죠"라고 적었습니다.
세 자매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부터 학교에 다니지 않았으며, 한국 대중문화에 깊이 빠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K팝, 영화, 드라마 등 한국 콘텐츠를 시청하며 시간을 보냈고, 한국식 이름까지 지을 정도였습니다.
자매의 일기장에는 한국 문화에 대한 애정이 상세히 기록돼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매들의 아버지는 최근 며칠간 딸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했으며, 사건 열흘 전에는 자매들의 SNS 계정을 강제로 삭제하기도 했습니다.
아버지는 경찰에 "(아이들은) 나머지 가족들이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길 바랐지만 거부하자 마음의 문을 닫고 자기들만의 세계에 갇힌 듯 살았다"며 "딸들이 단계별로 챌린지를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이상한 한국 게임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진술했습니다.
그는 "아이들이 울먹이며 '아빠 죄송해요. 한국은 우리 삶의 전부이고 가장 큰 사랑이에요. 아빠가 무슨 말을 해도 우린 포기할 수 없어요. 그래서 우린 스스로 떠나기로 했어요'라고 말했다"며 끝내 눈물을 보였습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최근 며칠간 자매들은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받았으며, 이 조치가 아이들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소녀들이 한국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는 점은 분명하며, 이를 유서에도 언급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자매의 아버지는 두 번의 결혼으로 1남 4녀를 두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 아내가 초기에 아이를 갖지 못하자 아내의 여동생과 재혼해 세 자녀를 낳았고, 이후 본처도 두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희생자는 두 번째 아내 사이에서 태어난 두 딸과 첫 번째 아내의 딸 한 명입니다.
주식 트레이더인 세 자매의 아버지는 2000만 루피(한화 약 3억 원)의 빚을 지고 있었으며, 딸들에게서 압수한 휴대전화를 팔아넘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자매의 유서에는 "매질을 당하는 것보다 죽음을 택하겠다", "인도 사람과 결혼하는 건 절대 불가" 등의 내용도 발견돼 가정 내 갈등 상황을 보여줬습니다.
경찰은 자매가 남긴 유서와 일기장을 중심으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극 속에서도 인도 내 한국 콘텐츠에 대한 열기는 식지 않고 있습니다. 방영 예정인 한국 드라마와 연애 프로그램, OTT 신작 등에 대한 현지의 검색량은 지금 이 순간에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현지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 드라마 특유의 강렬한 감정선과 이상적인 인간관계 묘사가 현실 도피를 꿈꾸는 인도 청년들에게 강력한 해방감을 선사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디지털 리터러시(매체 이해력) 교육과 가족 간의 열린 소통이 절실하다"며, "온라인 문화를 건강하게 향유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같은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109/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