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20일(화)

중국에 '블랙요원 명단' 넘긴 정보사 군무원, 징역 20년 확정

국군정보사령부에서 근무하던 군무원이 중국 정보요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블랙요원 명단을 포함한 군사기밀을 유출한 사건에서 징역 20년형이 최종 확정됐습니다.


법조계는 20일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가 군형법상 일반이적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군무원 천모(51)씨에 대해 징역 20년과 벌금 10억원, 추징금 1억6천205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지난달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연령·성행·환경과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여러 사정을 살펴보면 원심이 징역 20년 등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천씨의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천씨는 2024년 8월 군형법상 일반이적,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그는 2017년께 중국 정보요원 추정 인물에 포섭된 후 2019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금전을 받으며 군사기밀을 넘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천씨는 1990년대 부사관으로 정보사에서 근무를 시작해 2000년대 중반 군무원으로 신분을 전환했습니다.


범행 당시에는 팀장급으로 근무했으며, 기소 시점에는 5급 군무원이었습니다.


군검찰 조사 결과, 천씨는 2017년 4월 자신이 구축한 현지 공작망과의 접촉을 위해 중국 옌지를 방문했다가 공항에서 중국 측에 체포되어 조사를 받던 중 포섭 제의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천씨가 유출한 기밀 자료는 문서 형태 12건, 음성 메시지 형태 18건 등 총 30건에 달했습니다. 특히 신분을 숨기고 활동하는 블랙요원 명단도 포함되어 있어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했습니다.


천씨는 중국 요원에게 약 40차례에 걸쳐 적극적으로 돈을 요구했습니다. 그가 요구한 총액은 4억원이었으며, 지인 차명계좌 등을 통해 실제로 받은 금액은 1억6천205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1심인 중앙지역군사법원은 천씨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2억원, 추징금 1억6천205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유출된 군사기밀에는 파견된 정보관들의 인적 정보 등이 포함됐고, 이 기밀이 유출돼 정보관들의 생명·신체의 자유에도 명백한 위험이 발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천씨는 가족에 대한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범행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오히려 피고인이 적극적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모습을 보여 쉽게 믿기 어렵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2심 재판부도 "중국에서 체포돼 협박받았더라도 부대에 보고한 뒤 보호조치를 요청하는 등 합법적 방법으로 상황을 해결할 방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자유스러운 의사결정을 하지 못할 정도의 상황에 처해 있었다고 볼 객관적 자료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천씨는 군 기밀을 넘기며 뇌물을 요구하거나 받은 행위가 일반이적죄의 '불가벌적 사후행위'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뇌물죄와 일반이적죄의 보호법익이 다르다며 이를 기각했습니다.


다만 2심은 뇌물요구액이 일부 중복 산정됐다며 1심이 인정한 4억원이 아닌 2억7천852만원으로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벌금도 12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감액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