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이 구성한 합동수사본부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정치권 개입 의혹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지난 19일 JTBC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신천지 전직 간부가 제공한 국민의힘 당원 가입 명부에는 최근 5년간 최소 5만 명의 교인이 집단 입당한 정황이 담겨 있었습니다.
합동수사본부는 신천지 요한지파 전직 간부로부터 입수한 당원 가입 명단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해당 명단에는 신도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앞자리 등 개인정보가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신천지는 이 당원 모집 작업에 '필라테스'라는 작전명을 부여했습니다. 신천지 요한지파는 서울 사당과 경기 과천 등을 관할하는 신천지 12지파 중 본부 격에 해당합니다.
전직 간부 이모 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2023년 5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참석한 총회에서 당원 가입 지시가 내려졌다고 증언했습니다.
이 씨는 "이번에는 단순히 당원가입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당비를 납부하는 책임당원으로 가입시키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각 교회마다 최소 교인 절반 이상을 책임당원으로 가입시켜야 하는 할당량도 제시됐습니다. 전직 간부가 직접 작성한 당원 가입 명단 파일에는 서울 사당, 신사, 신림과 경기 군포, 의왕 등 지역별로 구분된 신도 정보가 담겨 있었습니다.
당원 가입 과정에서는 절대적 비밀 유지를 위해 국민의힘을 '빨간색 당'으로, 당원 가입 프로젝트를 '필라테스 동호회 회원가입'으로 지칭했습니다.
간부회의 강조사항 메모에는 '필라테스 유의사항'이라는 작전명 하에 문자로 절대 권유하지 말고 녹음도 주의하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전직 간부는 "최소로 잡았을 때 전국적으로 5만 명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며 "2022년 대선 그전부터 당원가입이 됐었다"고 밝혔습니다.
2023년 5월부터 연말까지 이어진 국민의힘 책임당원 가입 과정에서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지파는 매일 밤 경고를 받았습니다.
전직 간부는 "자정 넘은 시간에도 모여서 회원들 명단을 하나하나씩 보면서 왜 가입을 못 시켰는지" 추궁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면 인적이 드문 공원에서 '체력 훈련' 같은 기합을 받기도 했습니다.
일반 신도들은 "너 이러다 지옥 간다"는 말을 들으며 서울 불광천에서 사람 없는 새벽에 오리걸음을 시키는 등의 압박을 받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신천지의 정치권 개입 배경에는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있었습니다. 당시 신천지 예배가 논란이 되면서 이만희 총회장은 경찰 수사를 받으며 대국민 사과를 해야 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신천지는 신도 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천지는 대선 등 주요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당원 가입을 추진했다는 것이 전직 간부의 설명입니다.
전직 간부는 "당원 가입시킬 때 우리 성전이 코로나 때 폐쇄당한 것에 대해 억울한 심정을 잘 이야기해라"며 "우리가 책임당원이 되어야 빨간 당에 들어갔을 때 우리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신천지는 '필라테스 프로젝트' 지침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피해 본 것에 대한 권리회복" 같은 명분을 내세워 설득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신천지는 20여 년 전부터 보수정당과 가까웠지만, 당원 가입의 도화선이 된 것은 코로나를 겪으면서였습니다.
2023년 집단 입당은 특히 '책임당원' 만들기에 집중됐습니다. 입수된 자료에는 '회비는 꼭 자동이체할 것', '대납 절대 안 됨', '신용불량자는 안 된다' 등 당비 납부를 여러 차례 강조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2023년에는 책임당원의 영향력이 더욱 커진 상황이었습니다.
이전까지는 당대표 선거에서 당원투표가 70%만 반영됐지만, 이 시기에는 당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100% 당원 투표로만 진행했습니다.
합동수사본부는 내부고발자들과 전직 간부들부터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입니다.
신천지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원하고 대신 어떤 혜택을 받았는지 규명하는 것이 수사의 핵심입니다. 또한 책임당원이 된 신도들을 동원해 특정 정치인에 투표하는 등의 움직임이 있었는지도 수사로 확인해야 할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