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20일(화)

전공의 복귀에 수술 늘었는데 혈액은 '바닥'... O형 보유량 3.7일분 '비상'

예년보다 빠른 독감(인플루엔자) 유행과 전공의 복귀로 인한 대형병원 혈액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대한적십자사의 혈액 보유량이 적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9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전국 혈액 보유량(적혈구제제)은 2만 1965유닛으로 집계됐습니다. 하루 평균 소요량 5022유닛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4.4일분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적십자사는 혈액 수급 상황을 4단계로 분류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단계로 분류되며, 혈액 보유량이 5일분 이하로 떨어지면 부족 징후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합니다. 현재 수준인 4.4일분은 혈액 수급 상황에 예의주시가 필요한 '관심' 단계에 해당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혈액형별 보유량을 살펴보면 O형 혈액이 3.7일분으로 가장 부족한 상태이며, A형 4.0일분, AB형 4.1일분으로 모두 적정 수준인 5일분에 미달했습니다. B형만이 5.7일분으로 평균 이상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통상적으로 매년 1~2월은 방학 기간으로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의 단체 헌혈이 감소하는 시기로, 혈액 수급이 어려운 기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는 여기에 독감 유행이 예년보다 일찍 시작되면서 헌혈 참여율이 더욱 떨어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10월 중순 독감 유행 주의보를 발령했는데, 이 또한 혈액 수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까지 독감 감염자는 완치 후 한 달이 지나야 헌혈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월별 헌혈자 수 통계를 보면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500명에서 1만 2000명 이상 많은 헌혈자가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독감 유행 주의보가 발령된 10월부터는 1만 3000여명, 11월과 12월에는 각각 1만 2000명, 3000명 이상 헌혈자가 감소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의정 갈등이 종료되며 전공의 복귀로 대형병원의 수술 건수가 증가하면서 병원으로 공급되는 혈액량이 함께 늘어난 점도 혈액 보유량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적십자사는 올해 1월 1일부터 감염병 관련 헌혈 가이드라인을 개정했습니다. 독감 환자의 헌혈 금지 기간을 '치료 종료 후 1개월'에서 '치료 종료 시까지'로 대폭 완화한 것입니다.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관계자는 "독감에 걸렸더라도 진료가 끝나고 약 복용도 종료하면 바로 헌혈이 가능하도록 (관련 규정이) 바뀌었는데, 정확한 헌혈 가능 여부는 헌혈에 앞서 문진을 담당하는 간호사 선생님과 상담이 필요하다"며 "최근 헌혈은 줄고 (병원으로의) 공급량은 증가한 상황이어서 (혈액보유량에)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