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20일(화)

'이탈리아 패션계의 거장' 발렌티노 가라바니 별세... 향년 93세

이탈리아 패션계의 거장 발렌티노 가라바니가 향년 93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반세기 넘게 패션계를 이끌며 '발렌티노 레드'라는 독창적인 색상으로 전 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디자이너의 부고가 전해졌습니다.


뉴욕타임스, AP, 안사통신 등에 따르면 발렌티노 가라바니·지안카를로 지암메티 재단은 이날 그의 별세 소식을 공식 발표하며 "발렌티노는 우리 모두에게 끊임없는 길잡이이자 영감이었고 빛·창의성·비전의 진정한 원천이었다"고 추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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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티노가 창조한 화려한 붉은색 드레스는 패션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습니다. 그가 사용한 붉은 색은 '발렌티노 레드'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그의 시그니처 디자인이 되었습니다. 오트 쿠튀르의 거장으로 평가받았던 그는 논란을 일으키거나 과시적인 스타일보다는 우아함을 추구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정계와 연예계 유명 인사들 사이에서 특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재클린 케네디 여사가 1968년 그리스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와 재혼할 때 착용한 크림색 레이스 드레스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이란의 마지막 국왕 샤 팔레비의 부인 파라 디바 왕비는 1979년 이란을 탈출할 당시 발렌티노가 디자인한 정장을 입었습니다.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빈 역시 그의 드레스를 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할리우드 스타들도 발렌티노의 화려한 드레스에 매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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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테일러는 1960년 영화 '스파르타쿠스' 로마 시사회에서 그가 디자인한 깃털 장식 드레스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로마의 휴일'로 유명한 오드리 헵번도 그의 드레스를 즐겨 입었습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발렌티노의 작품들이 빛을 발했습니다. 줄리아 로버츠가 2001년 오스카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때 입었던 흑백 가운과 케이트 블란쳇이 2005년 여우조연상을 받을 때 착용한 노란색 드레스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나는 여성이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 그들은 아름다워지고 싶어 한다"라는 그의 명언은 여전히 패션계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그는 논란의 여지 없는 우아함의 거장이자 이탈리아 오트 퀴트르의 영원한 상징"이라며 "전설을 잃었지만 그의 유산은 여러 세대에 영감을 줄 것"이라고 애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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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5월 이탈리아 북부 파비아주에서 태어난 발렌티노는 패션에 대한 열정으로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기라로쉬 등 프랑스 디자이너들 밑에서 실력을 쌓았습니다.


이탈리아로 돌아온 후 1959년 자신의 이름을 딴 발렌티노 하우스를 설립하며 패션 사업에 본격 진출했습니다. 1960년 평생 파트너이자 연인인 지안카를로 지암메티와 협업을 시작하면서 그의 전성기가 열렸습니다.


발렌티노는 남성복과 기성복, 액세서리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사업 영역을 넓혔습니다. 1998년 이탈리아의 한 지주회사에 브랜드를 3억 달러(약 4천421억원)에 매각한 후에는 디자인 작업에만 집중했습니다. 2007년 사업 일선에서 물러난 그는 2016년 지암메티와 함께 자선 재단을 설립해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발렌티노의 장례식은 오는 23일 로마의 한 성당에서 거행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