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16일(금)

'챗GPT가 써준 서약' 때문에 결혼식 올리고도 '혼인 무효' 당한 신혼부부

네덜란드 법원이 챗GPT로 작성된 혼인 서약에 법정 필수 문구가 누락되었다며 부부의 혼인을 무효 판결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6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오디티센트럴(Oddity Central)에 따르면 네덜란드 오버레이셀 지방법원은 지난해 4월 즈볼레에서 거행된 한 부부의 결혼식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렸습니다. 


법원은 인공지능(AI)이 생성한 혼인 서약에 법적으로 필수인 혼인 선언 문구가 누락되었다는 이유로 해당 혼인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보도에 따르면 이 네덜란드 부부는 친구를 임시 혼인신고인(eendagsbabs)으로 지정했으며, 해당 친구는 보다 로맨틱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축사를 만들기 위해 챗GPT를 활용했습니다.


AI가 생성한 서약은 일반적인 결혼식보다 자유로운 형식이었지만, 네덜란드 법에서 요구하는 의무적 선언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결혼식에서 신랑에게는 "오늘, 내일, 그리고 앞으로 모든 날 동안 신부 곁에 서겠다고 약속하십니까? 삶이 어떤 어려움을 가져다주더라도 함께 웃고, 함께 성장하고, 서로 사랑하겠다고 약속하십니까?"라는 질문이 주어졌습니다.


신부에게는 "삶이 힘들 때에도 서로를 계속 지지하고, 서로를 놀리고, 서로에게 의지하겠다는 건가요?"라고 질문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네덜란드 민법 제1조 67항에 있었습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혼인은 배우자들이 혼인신고 담당자와 증인들 앞에서 서로를 부부로 인정하고 법률상 부부에게 부과되는 모든 의무를 이행할 것을 선언할 때만 법적으로 성립됩니다. 


하지만 AI가 작성한 서약에는 이러한 필수 선언이 빠져있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시 당국은 지난해 4월 결혼식을 검토하던 중 서약에서 필수 혼인 신고가 누락된 사실을 발견하고 동네덜란드 지방 검찰청에 이를 통보했습니다.


검찰은 해당 혼인이 불법이라며 혼인신고서를 민사등록부에서 말소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부부는 결혼 서약 문구 누락이라는 사소한 이유로 혼인 무효 판결을 받은 것에 반발했습니다. 이들은 최소한 자신들에게 의미 있는 날짜인 4월 25일을 결혼 기념일로 인정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지만 기각되었습니다.


부부는 또한 시청 소속 공무원이 결혼식에 참석해 주관했음에도 당시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판결을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법원은 성명을 통해 "혼인증명서에 기재된 혼인일이 당사자들에게 중요하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법률에 명시된 사항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