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관계 디톡스'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국가데이터처가 공개한 '사회적 관심계층 생활 특성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한 달 동안 휴대전화로 통화나 문자를 주고받은 상대가 20명 미만인 사람들이 전체 인구의 4.9%를 차지했습니다. 이들의 월평균 연락 대상은 11.3명에 불과했고, 하루 외출 시간도 1.3시간에 그쳤습니다.
언뜻 보면 사회적 고립 현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현대인들의 관계 맺기 방식이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관계를 아예 단절하기보다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덜 이어가는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개인적 고민을 넘어서는 사회적 트렌드입니다. 잡코리아·알바몬의 조사 결과, 성인 남녀의 87.1%가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인맥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관계 피로의 양상이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과거의 관계 피로가 '만남의 빈도'에서 발생했다면, 현재는 항상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상황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답장이 늦으면 이유를 설명해야 할 것 같고, 반응하지 않으면 괜히 무례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이은성 관계 심리 전문가는 "관계를 줄이면서 느끼는 불안감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라며 "별다른 설명 없이도 편안한 관계만 남는다면 그것은 고립이 아니라 안정입니다. 관계 디톡스는 포기가 아닌 조정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첫째, 연락의 속도를 조절해보는 것입니다.
답장이 늦었다는 이유만으로 관계가 불안해진다면, 그 관계는 이미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둘째는 모임을 선별하는 것입니다. 모든 약속에 참석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참석하지 않았을 때 느끼는 감정이 진정한 외로움인지, 아니면 관계 유지에 대한 압박감인지 구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 관계 점검도 중요합니다. SNS 팔로우 목록, 단체 채팅방, 자동 저장된 연락처까지 관계는 오프라인에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완전히 차단하지 않더라도 알림을 끄거나 한 걸음 뒤로 물러서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디톡스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거절 연습입니다. 정중한 거절은 냉정함이 아니라 자기 존중에 가깝습니다.
마음에 없는 "괜찮습니다"를 반복할수록 관계는 유지되지만, 피로감은 계속 쌓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