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07일(수)

'들개'로 오인해 포획된 만삭 반려견... 결국 '안락사' 당했다

출산을 앞둔 만삭의 반려견이 '들개'로 오인돼 안락사됐습니다.


지난 4일 연합뉴스는 경기 김포시 대곶면에 사는 70대 A씨의 반려견 '똑순이'가 '들개'로 오인돼 안락사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진도 믹스견인 똑순이는 배우자와 자녀를 먼저 떠나보내고 4년간 쓸쓸히 집을 지켜오던 A씨의 유일한 가족이었습니다.


그런 똑순이가 지난해 11월, 뱃속에 새끼들을 품은 채로 돌연 자취를 감췄습니다. A씨는 밤낮없이 동네를 돌아다녀 봤지만, 끝내 똑순이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똑순이가 실종되고 20여일이 지난 시점. A씨는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로부터 똑순이와 닮은 외모의 '유기견'을 보호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습니다.


서둘러 협회에 전화해 봤지만, 똑순이는 이미 뱃속의 새끼들과 함께 '안락사'된 상태였습니다.


배변을 위해 잠시 집 밖을 나섰던 똑순이가 거리를 배회하는 '들개'로 오인돼 김포시청에 포획된 후, 협회로 인계돼 '인도적 처리'를 거치게 된 겁니다.


A씨는 똑순이의 목에 견주의 정보가 담긴 목걸이가 채워져 있다고 주장했으나, 김포시청 측은 포획 당시 인식표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또 '내장 인식칩' 역시 존재하지 않아, 똑순이를 주인 없는 들개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김포시청 측의 설명입니다.


현재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외주 업체에 '들개 포획'을 맡기고 있는데요. 지자체와 업체 간의 계약은 '마리당 보상금'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실질적인 포획 수가 수입으로 직결되는 상황입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마리당 30만 원의 보상금이 내걸리는 구조가 '똑순이'와 같은 비극을 초래한다고 보았습니다.


'포획 = 수입'인 업체 입장에서, 인식 칩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반려견 여부를 꼼꼼히 확인하기보다 들개로 치부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동물보호단체 '더가치할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전국 지자체에 잡혀 온 동물 2856마리 가운데 1474마리가 안락사 처리됐습니다.


포획 후 협회로 인계된 녀석들은 공고 기간 내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같은 '인도적 처리'를 거치게 됐으며 똑순이도 이 중 하나였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의 김세현 대표는 "마리당 포상금 대신 월급제를 도입해 반려견이 무차별적으로 포획되지 않게 해야 한다"며 "포획과 안락사 비용을 아끼면 인식 칩을 더 많이 지원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