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성기 씨가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그는 쓰러지기 직전까지도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챙겼던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5일 오전 9시께 안성기 씨는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중환자실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별세했습니다. 향년 74세입니다. 지난달 30일 자택에서 음식물을 섭취하던 중 목에 걸려 쓰러진 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아온 지 6일 만입니다.
방송가에 따르면 안성기 씨는 쓰러지기 불과 닷새 전인 지난해 12월 25일,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 회의를 직접 주재했습니다.
당시 그는 회의 참석자들에게 "우리 정말 건강합시다. 저는 건강을 위해 매일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오히려 주변의 안부를 챙겼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혈액암 투병 중이었음에도 영화와 작품 이야기를 나누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다는 증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성기 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4시께 자택에서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며 쓰러졌고,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심장 박동은 되살아났지만 의식은 끝내 회복되지 못했고, 산소호흡기에 의존한 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이 기간 동안 직계 가족들만 병실을 지켰으며, 미국에 체류 중이던 첫째 아들도 급히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인은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은 뒤 치료를 거쳐 2020년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정기 검진 과정에서 6개월 만에 재발이 확인되며 다시 투병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그럼에도 연기 복귀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고 준비를 계속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마지막 행보는 더욱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안성기 씨는 한국 영화사를 대표하는 배우였습니다. 1957년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로 아역 배우로 데뷔한 뒤 69년 동안 17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습니다.
"만다라"(1981·임권택 감독), "투캅스"(1993·강우석 감독), "인정사정 볼것 없다"(1999·이명세 감독), "화장"(2015·임권택 감독) 등 장르를 넘나드는 작품들로 한국 영화의 흐름을 이끌었습니다. 뛰어난 연기력뿐 아니라 바른 품행과 겸손한 태도로 오랜 시간 존경과 사랑을 받아온 배우였습니다.
안성기 씨의 별세 소식에 영화계 안팎에서는 "한 시대를 대표한 국민 배우를 떠나보냈다"는 애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