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를 미루고 그릇을 물에 담가두는 일상적인 습관이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미생물학자들은 이러한 행위가 식중독균과 대장암 관련 유해 세균의 번식지를 제공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그릇을 싱크대에 담가두는 습관을 가장 위험한 주방 습관 중 하나로 분류했습니다. 미생물학자 제이슨 테트로는 "싱크대는 대장균, 식중독균, 피부 세균을 포함한 유해 세균들이 집결하는 장소"라며 "따뜻하고 습한 환경이 세균 증식에 이상적인 조건을 만든다"고 설명했습니다.
영국 카디프 메트로폴리탄대 연구팀의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연구팀이 46개 가정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싱크대가 부엌 내 다른 어떤 장소보다 많은 세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검출된 대장균은 심각한 발열과 구토를 유발하며, 올해 초 발표된 연구에서는 50세 미만 대장암 환자 급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설거지통에 그릇을 밤새 방치하는 행위를 가장 위험한 요소로 꼽았습니다. 네바다대 공중보건 전문가 브라이언 라부스 박사는 "음식물 찌꺼기가 묻은 그릇을 따뜻한 물에 오래 두면 세균 번식에 완벽한 환경이 조성된다"며 "건조한 환경에서는 세균 성장이 제한되지만, 수분이 풍부한 싱크대에서는 급속도로 증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식중독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여러 예방책을 제시했습니다. 고온 살균이 가능한 식기세척기 사용을 권장하며, 설거지용 스펀지는 정기적으로 전자레인지에서 열 소독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한 생닭이나 생고기를 싱크대에서 씻는 행위는 세균이 부엌 전체로 확산되는 원인이 되므로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라부스 박사는 "더러운 그릇을 방치하면 바퀴벌레 같은 해충을 유인해 2차 오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식사 후 즉시 설거지를 실행하는 것이 식중독과 각종 질병 위험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