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을 경험한 청소년 10명 중 3명이 부모에게도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되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학교폭력의 영향이 가정으로까지 확산되는 심각한 현실이 드러나면서 전문가들은 개인이 아닌 가족 단위의 개입이 시급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지난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연세대 신나은·강현지·김요한 연구팀이 한국청소년연구 제36권 4호에 발표한 '학교폭력 경험이 청소년의 부모 폭력에 미치는 영향: 학교폭력 경험 유형 간 비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 15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학교폭력 경험자는 495명(31.9%)으로 전체의 3분의 1에 해당했습니다.
학교폭력 경험 유형별로 살펴보면 피해만 당한 학생이 151명(9.7%), 가해만 한 학생이 79명(5.1%), 피해와 가해를 동시에 경험한 학생이 265명(17.1%)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학교폭력 경험자 중 30.1%가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입니다. 이는 학교폭력 무경험자의 부모 폭력 경험률 9.4%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가장 심각한 집단은 피해와 가해를 모두 경험한 청소년들로, 이들의 부모 폭력 경험률은 38.9%에 달해 무경험 집단의 4배에 이르렀습니다.
학교폭력 피해만 경험한 집단은 21.9%, 가해만 경험한 집단은 16.5%가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했다고 답했습니다.
연구팀은 "학교폭력 피해와 가해가 중첩된 청소년들은 타인으로부터 받은 상처와 좌절감을 적절히 해소하지 못하고, 안전하고 가까운 존재인 부모에게 그 감정을 전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조사 대상 청소년의 부모 1552명 중 248명(16.0%)이 자녀로부터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폭력 유형별로는 욕설 등 언어적 폭력이 11.9%로 가장 많았고, 물건 파손이나 발로 걷어차기가 6.1%, 세게 밀치기가 5.7%, 물건 던지기가 4.8%,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때리기가 3.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청소년기 부모 대상 언어적 폭력은 상대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며, 신체적 폭력은 빈도가 낮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학교폭력 가해와 피해를 중복으로 경험한 청소년을 별도의 고위험군으로 인식하고, 이들을 위한 특화된 개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개입 범위를 청소년 개인에만 국한하지 말고 부모를 포함한 가족 단위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